임시 예산으로 버티고 있는 연방정부가 이번 주말부터 또다시 셧다운(업무 일시 정지) 위기를 맞는다.
25일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미 연방의회에서 통과된 연방정부 임시예산이 각각 다음 달 1일과 8일 만료된다.
여야가 지출 규모와 용도를 둘러싼 이견으로 2024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 본예산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작년 9월 이후 3차례의 시한부 임시 예산을 통해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해 왔다.
먼저 3월 1일에는 교통부와 주택도시개발부, 농업부, 보훈부 등의 임시 예산이 만료된다. 같은 달 8일에는 국방부, 국토안보부, 국무부 등의 임시 예산 만기가 돌아온다.
추가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이들 부처 공무원에게 월급을 줄 돈이 없어 필수 기능을 제외한 여러 연방정부 업무가 중단된다.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원내대표는 25일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번 주 자금 지원이 만료되는 부처·기관들의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또다시 유해하고 불필요한 정부 셧다운의 망령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공화당 내 강경파를 물리치고 전향적인 자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존슨 하원의장은 이를 비생산적인 서한이라며 민주당이 자신들의 비현실적인 정책 요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경 안보 문제의 즉각적인 해결을 요구했다.
공화당에서는 강경파를 중심으로 멕시코와의 국경 안보 예산 대폭 증액 등을 요구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각종 예산안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7일 의회 지도부를 만나 셧다운을 피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회동에는 존슨 하원의장,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4회계연도가 끝나는 올해 9월까지 연방정부를 계속 운영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은 물론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 대한 긴급 지원 예산이 시급히 처리돼야 하는 상황을 논의할 것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는 전했다.
상원은 지난 13일 총 950억 달러(약 127조원) 규모의 ‘안보 패키지 예산안’을 처리했지만, 하원의 공화당 지도부가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