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스 하원의장 등 지도부 새 법안 지지 표명
켐프 주지사도 불법이민 대책 수용 내비쳐
일부 카운티의 ‘이민자 보호’ 정책에
조지아대학(UGA) 캠퍼스에서 간호대 학생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조지아 공화당 내에 반이민정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어거스타대학 애슨스 캠퍼스 학생인 레이큰 호프 라일리(22)가 캠퍼스 산책로 옆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경찰이 이튿날 베네수엘라 출신 용의자 호세 안토니오 이바라(26)를 살인 용의자로 체포한데 이어 25일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용의자가 2022년 미국에 불법 입국한 뒤 체포된 기록이 있다고 확인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주 의회에서는 공화당 지도부를 필두로 연방 이민 당국과 협력해 불법 이민자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존 번스 하원의장, 존 케네디 상원 임시 의장 등은 새로운 불법 이민자 관련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이와 관련, “정기회기가 몇 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입법을 추진하기에는 일정이 빠듯하다”면서도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주 차원의 불법 이민자 대책을 수용할 것이라고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26일 보도했다.
켐프 주지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멕시코와 접한 남부 국경을 폐쇄하는 등 불법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촉구해왔으며, 이달 초 국경 순찰을 지원하기 위해 조지아 주 방위군을 텍사스에 파견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켐프 주지사는 이날 애슨스 비즈니스 모임에 참석해 “레이큰의 죽음은 연방 차원에서 실패한 정책, 백악관이 남부 국경을 보호하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에 벌어진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선거의 해를 맞아 공화당이 ‘정치적 점수 따기’를 노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불법 입국 이민자들의 망명 신청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초당적 법안이 연방 상원에서 발의된데 대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이 법안에 반대해 무산됐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의 니키 메릿 주 상원의원은 AJC에 “공화당이 진정으로 국경 문제에 관심이 있었으면 트럼프에 영합하는 대신 초당적 이민개혁 법안을 통과시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오소프 연방 상원의원도 ‘남부 국경의 위기’를 인정하며 “초당적 국경보안 법안을 제정하기 위한 길을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화당 일각에서는 ‘이민자 보호 도시(sanctuary city)’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민자 보호 도시란 ICE 등의 연방기관의 구금과 추방 위협으로부터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하고 시 소속 법집행기관이 연방기관의 불체자 단속에 협력하지 않는 도시를 말한다.
조지아는 지난 15년 동안 도시나 카운티가 이같은 ‘피난처’가 되는 것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UGA가 포함된 애슨스-클라크 카운티 등 일부 지역은 연방 이민 당국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 애슨스-클라크 카운티 당국은 범죄 기록이 없는 불법 이민자를 구금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켈리 거츠 애슨스-클라크 시장은 카운티의 이민 정책을 지지하며 “교사로 일하면서 부모가 신문 문제 때문에 구금되면서 학생의 삶이 뒤집어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결국 가족이 불안정해지고 자녀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