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곧 바닥…일부 사재기”
알래스카산 대체 값 오를 듯
지난 주말 LA 한인타운 내 강원도 특산품 전문점 감자바우에 황태 사재기를 하는 고객들이 몰렸다.
업체에 따르면 한국이 황태와 명란젓 등 명태 가공식품 수출 중단을 발표하면서 고객 한명이 황태를 10봉지 사재기 하는 등 고객들의 대량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미주 최대한인 온라인 쇼핑몰 핫딜에서도 황태채, 명란젓 주문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핫딜은 대관령 눈마을황태채, 황토 가마에서 구운 황태채, 덕화명란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 12월 22일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 강화 목적으로 러시아 수산물 수입 금지를 확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러시아로부터 직접 수입 금지뿐만 아니라, 제3국에서 가공된 러시아산 수산물도 수입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 금지대상 수산물은 명태, 대구, 게, 연어 등이다.
이번 조치로 러시아산 황태·명란젓·창난젓을 사용한 한국 수산물의 대미수출길도 막히게 됐다.
수협중앙회 LA무역 지원센터 노인섭 센터장은 “해당하는 대미수출 식품은 명태 관련 가공식품 비중이 가장 크다”며 “러시아산 대신 미국산(알래스카)이나 한국산 등도 모색하고 있는데 원산지가 바뀌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미주지역 한인수입업체 문의가 빗발치면서 LA무역지원센터는 지난 26일 ‘2024 미국 수산물 규정 업데이트’ 줌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한국 수출업체, 한인수입업체 63개가 참여해 미러수산물 제한 조치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한인 업계가 대응방안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1월 대미수출 수산물 실적이 전년 대비 24% 늘며 호조를 보이며 순항 중이다. 갑작스러운 일부 한국 수산물 가공식품 대미수입 중단으로 관련 업계는 당황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러시아산 수산물 재료를 사용한 대표적인 가공식품은 명란젓, 창난젓, 황태, 북엇국 밀키트, 황태양념구이, 명태 회냉면, 동태 알탕 등이다.
해당 식품은 한인마켓, 지자체 농수산물 전문매장 등에서 판매되고 있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감자바우의 안상준 대표는 “한국에서 유통되는 황태의 90%가 러시아산으로 의존도가 절대적인데 대미수출 주요 식품 업체들이 아직 대응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지난 11월에 받은 4개월 분 물량이 다음 달 안에 다 소진될 예정으로 추가 주문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라남도 프리미엄 식재료 온라인몰인 남도 장터를 운영하는 전남미주사무소 최광우 소장도 “아직 황태포, 명란젓 등 러시아산 제품을 판매 중”이라며 “동남아시아 등 미국 수출용 원재료 수입선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 농수산식품 마켓인 울타리 몰의 박자영 홍보담당자는 “해당되는 제품 종류는 10개 정도로 올해 1월 1일 전 수입된 식품을 판매 중”이라며 “3~4월 주문하는 식품은 알래스카산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울타리몰 구매팀은 대량 수입하는 러시아산에 비해 알래스카산 원재료 가격이 비싸 향후 명태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인마켓 수산식품부에도 러시아산 수산물을 판매 중이다. 대표적인 식품은 코다리, 임연수 등이다. LA한남체인 김영교 이사는 “판매 중인 생태와 동태는 알래스카산이라서 괜찮다. 코다리 경우 수산물 도매상에도 아직 재고가 많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LA지사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