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대출 금리 높아 조금 더 투자해 신차 구입 이득일 수도”
대큘라에 거주하는 김씨는 최근 물건을 실어나를 큰 차가 필요해 둘루스 딜러십을 찾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도 차를 몇 대 구매한 그는 최근 딜러를 방문했을 때 재고량이 크게 늘어난 것을 보고 놀랐다. 김씨는 “(딜러가) 프리미엄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도 못하더라. 스티커에 써진 가격부터 흥정을 시작해 디스카운트를 받았다”며 몇 년 전에는 차 색상도 한정적이었지만 이제 재고가 늘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난 3년간 자동차값이 크게 올랐으나, 이제 가격 인상이 둔화하거나 가격이 하락할 조짐이 보인다고 AP는 최근 보도했다. 지난 수년간 차량 재고가 부족했지만, 이제 재고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틀랜타에 본사를 둔 자동차시장 분석 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전국 자동차 딜러십은 신차(트럭, SUV 포함)를 총 261만 대 보유하고 있다. 1년 전만해도 보유 신차가 174만대에 불과했다. 지난달 기준 신차 보유량은 팬데믹 이전 수준인 400만대에 여전히 크게 못미친다.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은 “아직“= 둘루스 귀넷 플레이스 혼다의 찰스 김 딜러는 차량 재고가 많아지긴 했으나, 팬데믹 이전 수준은 아니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팬데믹 전에는 딜러샵에 차가 800~1000대 있었지만, 지금은 300~400대 뿐이다. 1~2년 전 100~200대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이 많이 좋아지기는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딜러는 “작년보다는 나아졌는데 아직도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또 부품 가격이 오르다보니 차값이 전체적으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고량이 늘면서 작년에는 없었던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고 김 딜러는 전했다.
둘루스 메르세데스-벤츠의 윤동화 딜러도 재고량이 팬데믹 전과 같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적인 차종에는 프리미엄이 붙지 않는다. 그러나 ‘원상 복구’는 되지 않아 생산이 아직 느리고, 재고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보통 디스카운트는 없다”고 말했다.
윤 딜러에 따르면 한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GLE 시리즈의 GLE350종은 1일 현재 딜러샵에 이 약 10대가 있는데, 팬데믹 전에는 40대 가량은 있었다. 그는 이어서 “40대 중 20대를 팔면 20대가 곧 들어왔는데, 이제는 공급이 느리다”고 설명했다.
한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SUV GLE 시리즈.
▶신차 가격 계속 하락할 듯= AP는 업계 전문가들을 인용해 “올해가 최근 5년 중 새 차를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차종을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 ‘에드먼즈’가 집계한 데이터에 의하면 전국의 지난 1월 신차 평균 가격은 작년 같은 달보다 1.2% 하락한 4만7338달러. 지난달 신차 평균 가격은 정점인 2022년 12월 4만8516달러에서 2.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하락폭이 크진 않지만 재고가 증가하면서 올해 신차 가격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챔블리 폭스바겐 딜러십의 임지훈 클로저는 “자동차 브랜드가 할인 경쟁에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안 하던 무이자 프로모션(2023년형 SUV에 한해)도 하고 있다. 아마 이게 끝나면 다른 프로모션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임 클로저는 이어 “스티커 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다. 팬데믹 전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2023년형은 최대 몇천 달러 할인받아 산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딜러마다 작년 모델 재고를 먼저 팔기 위해 더 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전국 중고차의 평균 가격은 2만7297달러로 1년 전보다 3% 하락했으며, 2022년 4월 최고치였던 3만1095달러보다 12% 낮아졌다. AP는 “중고차 가격은 좀 더 하락한 후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는 공급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가격 하락이 눈에 띄지 않는다. 에드먼즈에 따르면 평균 전기차 가격은 1월 기준 지난해보다 2% 상승한 1만630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동차 전문가들은 포드와 테슬라가 최근 큰폭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저렴한 전기차 모델이 속속 출시되며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가격 하락해도 높은 금리가 문제= 이반 두루리 에드먼즈 디렉터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신차 가격이 조금씩 하락하고 있지만, 올해 판매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오토론 금리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그는 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판매가 부진한 차량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앞으로 몇 달 안에 할인이 확대될 수 있어 당장 차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평균 중고차 대출 금리가 11.5%인 것을 고려하면 제조업체에서 제공하는 우대금리를 겨냥해 조금 더 투자해 신차를 사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 사진 /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