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시스템 부재 파고들어”
한국식 산후조리원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산모에 대한 완벽한 지원이라는, 미국에 없었던 서비스라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블룸버그는 ‘미국의 부유한 산모를 끌어들이는 호화 산후조리원’이라는 제목으로 “한국과 대만 등의 산후조리원을 모델로 한 초호화 업체가 미국의 산후조리 시스템 부재의 빈틈을 파고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샌프란스시코, 뉴욕, 버지니아, 워싱턴 등 미국 전역에서 산후조리원이 생겨나고 있다면서 하루 최대 1650달러에 이르는 고가임에도 대기 인원이 4000명에 이를 정도라고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2월 예정보다 5주 이르게 아들을 출산한 한 산모의 사례를 통해 산후조리원의 서비스를 안내했다.
IT 업계에서 일하는 산모는 출산 직후 산후조리원에 들어와 6일 동안 수유 방법과 아기 심폐 소생술 등을 배웠다. 남편과 함께 머무를 수 있으며 아기가 따로 마련된 신생아실에서 졸고 있을 때 부부는 밤새 푹 잠을 잘 수 있었다.
산후 조리원에 들어와 전문 인력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돌보며, 식사와 마사지 등을 받으며 회복하는 산후 조리원의 시스템은 미국인에게는 낯선 경험이다. 여기에 6일간의 비용으로 지불한 금액은 6300달러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최초의 산후조리원으로 알려진 뉴욕의 보람 산후조리원의 비용은 1박당 1050달러다. 고급 침대에 누워 식사와 마사지 등을 받을 수 있다. 아기는 최고급 요람에 눕혀져 부모가 머무는 방과 신생아실을 오간다. 신생아실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엄마·아빠가 원격으로 언제든 지켜볼 수 있다. 버지니아와 캘리포니아에도 1박에 1045~1650달러 수준의 최고급 산후조리원이 있다.
3월 중순 오픈 예정인 캘리포니아의 산후조리원은 리조트 내에 자리 잡고 있다. 1박에 1650달러지만 이곳의 설립자는 대기자가 4000명이나 된다고 밝혔다. 이 산후조리원은 벤처 투자자로부터 6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는 산모 10명 중 8명이 출산 후 산후 조리원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면서 대다수 산모가 병원에서 출산한 후 바로 집으로 퇴원하는 미국과 비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전세계 고소득 국가 중 유일하게 육아 휴직을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며 “2020년 발표한 11개 고소득 국가 모성보호분석에서 미국만 국가 보험이 적용되는 간호사나 조산사의 산후 가정 방문을 보장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