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2형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에 포함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으로 인한 자살 충동 사례가 제기돼 식품의약국(FDA)이 조사에 나섰다.
11일 지역매체 애틀랜타 뉴스 퍼스트(ANF)는 남성 클린트 이더리지가 최근 약국에서 세마글루타이드를 처방받아 복용한 뒤, 우울감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틀 후 의식을 회복한 그는 FDA 부작용 보고 시스템(FAERS)에 자신의 사례를 신고했다. 매체에 따르면 오젬픽, 위고비 등을 통해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이들 중 우울증을 겪고 자살을 생각하거나 시도한 사례가 FDA에 262건 보고됐다.
FDA는 임상시험과 데이터를 종합해 검토했으나 성분의 부작용과 관련된 명확한 인과성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사 역시 부작용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최근 안전성 논란이 거세지자 위고비 제품 설명서와 복약 지침서를 15페이지에서 43페이지 분량으로 크게 늘렸다. 주의사항에 따르면, 복약자는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 등의 심리적 변화를 면밀히 살피고, 만약 이러한 증상이 있다면 의사에게 알리고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체중 감량 효과가 크다는 점 때문에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의약품이다. 일주일에 한번 주사를 맞으면 반년만에 체중의 10%까지 감량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전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판매량 선두를 달리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2021년 위고비 출시 이후 지난해 유럽 내 상장사 가운데 기업가치 1위로 선정됐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