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참여 확대·아시안 이민역사 교육 절실
애틀랜타 스파 총격 참사 3주기 추모식이 지난 16일 오후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성명 대독을 위해 에리카 모리츠구 백악관 아태계 연락담당관이 참석했으며, 아시안정의운동(AJM)과 귀넷아시안학생연합(GASA), 아시안증오범죄방지위원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모였다. 추모식은 “침묵을 깨라”(2022년), “항상 연대하라”(2023년)에 이어 올해 구호인 “함께 맞서자”를 외치는 행진으로 시작됐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성명을 대독하는 에리카 모리츠구 백악관 아태계 연락담당관.
조지아아태계변호사협회(GAPABA)의 보니 윤 변호사는 추모식 개막에 앞서 “총격 이후 3년이 흘렀지만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오늘도 분노와 슬픔을 느끼며 일어났을 것”이라며 “커뮤니티의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욕 맨해튼에서 일어난 증오범죄의 생존자이자 필리핀 출신인 빌마 카리(68) 역시 “애틀랜타 참사가 발생한 지 고작 13일 후, 나도 아시안 혐오 폭력의 희생자가 됐다”며 “3년이 지났지만, 미국 사회는 우리가 겪는 일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것 같지 않다”며 관심을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모리츠구 담당관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는 백악관 내 총기폭력 예방 기구를 설치하고 아시아계 증오방지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며 아시아계 이민자를 위한 정의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줄리 수 연방 노동부 장관 또한 영상을 통해 “여러분의 조상이 누군지와 무관하게 모든 노동자는 직장과 길거리에서 존엄성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귀넷 카운티 최초의 AAPI계 커미셔너인 벤 쿠 커미셔너도 14%에 달하는 귀넷 AAPI 주민 안전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아시안 증오범죄 척결을 위해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마이클 웹 씨는 “정확히 3년 전 지금 이시간, 우리 가족의 삶은 영원히 바뀌었다”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이어 “3·16 참사의 비극이 내게 준 목소리를 힘 닿는 한 많은 이들에게 전할 것”이라며 “꼭 유권자 등록을 해 선거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가족 대표로 나선 마이클 웹 씨.
한인 등 아시아계 학생들은 학교 안팎에 여전한 인종차별의 실상을 토로하고 교육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다. 베트남계 앤디 트랜(파크뷰고교 12학년) 군은 “차별적 환경에서 베트남인의 자랑스러운 정체성을 지키기란 어렵다”며 “베트남 문화의 영향을 벗어나려 오랜 시간 노력했던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또 한국과 중국계 부모를 둔 브랜든 신(피치트리릿지고교 9학년) 군 역시 “왜 한국어도, 중국어도 못하느냐는 질문에 답할 말은 하나다. 나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영진(밀크릭고교 11학년) 양은 “19세기부터 미국 역사의 핵심 주춧돌을 놓은 아시안 이민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며 “인종차별은 배움으로써만 격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파 총격 참사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어린이.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