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이 되면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인 영국의 해리 왕자를 추방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해리 왕자가 자서전에서 마약에 손을 댔다고 고백한 것 관련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영국 GB뉴스에 공개된 전 영국독립당 당수 나이젤 파라지와의 인터뷰에서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고, 해리 왕자가 미국 비자 신청 당시 자신의 마약 복용 전력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해리 왕자는 지난 1월 발간한 자서전 『스페어』에서 “17세부터 코카인 같은 불법 마약을 했다”고 털어놨다.
해리 왕자의 자서전 마약 언급 이후, 그가 미국 비자를 신청할 때 이런 사실을 알렸는 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입국 수속 기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으며, 현재 법원에서는 비자 발급 절차가 적법했는지에 관한 심리가 진행 중이다. 만일 해리 왕자의 비자 발급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최악의 경우 ‘강제 추방’이 될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 왕자가 영국 왕실에 맞선 것도 ‘불충(disloyal)’이라고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해리 왕자는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독립하는 과정에서 아내 메건 마클과 함께 왕실을 비판했고, 왕실의 뒷이야기들을 잇따라 폭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90세가 넘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입장에서 굉장한 상처가 됐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꾸준히 해리 왕자에 대해 비판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난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례총회 연설에서도 “바이든 정부가 해리 부부에게 너무 관대했다”면서 이민 과정에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여왕을 배신한 그를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