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성과 강조하며 트럼프 ‘피바다’ 발언 공식 비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보수의 아성인 텍사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주 쓰는 ‘형편이 나아졌느냐'(better off)라는 표현을 가져와 자신의 민생 정책 차별화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정치모금행사에서 4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이 겪은 코로나19 초기 혼란을 거론하며 그를 공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행사에서 “불과 며칠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중 ‘4년 전보다 지금 형편이 나아졌는가’ 라는 유명한 질문을 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도널드, 그 질문을 해줘서 기쁘다. 왜냐하면 이 나라의 모든 사람이 잠시 시간을 내 2020년 3월과 같은 때를 되돌아보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초기 미국 응급실에 환자가 넘쳐나고, 응급 구조요원들은 목숨을 걸어야 했으며 일부 간호사들은 보호장비가 없어 쓰레기봉투를 착용하고 환자를 돌봐야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또 사망자가 늘어나 시신들이 병원 밖에 놓여있고 실업은 급증하고 주식시장은 무너지고 식료품 선반은 텅 비어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심지어 휴지 위기(화장지를 구할 수 없게 된 공급망 마비 사태)까지 겪었다”며 “도널드 트럼프는 더는 대통령이 아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코로나19는 통제되고 있고 1천500만개 일자리가 돌아왔으며 주식시장은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제는 단지 트럼프가 나라를 가졌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다”라며 “그가 말하는 것을 보라. 우리가 모두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길 바란다. 미친 소리 같겠지만 그는 자신이 하는 말을 진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바다'(bloodbath) 발언과 관련해선 “여러분, 우리는 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논평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인으로서, 민주당원으로서, 무소속으로서, 공화당원으로서 말해야 한다. 정치적 폭력을 위한 자리는 결코 없다고”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 경제와 자동차 산업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미국 전체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자동차 수입 때문에 미국 자동차 산업이 황폐화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피바다’ 발언을 2021년 1월 6일 발생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사태와 같은 대선결과 불복, 폭력저항과 관련지어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