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인들 “건보료 낼 방법도 모색해 달라” 주장
미국 영주권·시민권자 등 재외국민이 한국 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한국에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시행(4월 3일 입국자부터 적용)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31일 한국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외국인과 재외국민이 피부양자가 되려면 직장가입자와의 관계나 소득·재산요건 뿐 아니라, 한국 거주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하는 조건을 추가한 ‘건강보험법’ 개정안이 예정대로 오는 3일부터 적용된다. 미국 영주권·시민권자가 특별한 목적 없이 한국에 입국해 건보 혜택을 누리기 어려워진 것이다.
해외 장기체류한인 중 한국 방문시 ‘병원 방문’을 연례행사처럼 계획하는 이들이 상당수인 데다, 개정안 내용이 자세하진 않아 시행을 앞두고 한인들의 혼란도 크다. 미국 이민 전 한국서 동맥경화 위험 진단을 받고 매년 한국 병원을 찾던 40대 류 모씨는 “건보공단 공지를 보고 한국 방문일정을 4월 1일로 앞당기긴 했다”며 “모든 검사가 3일 이전에 끝나야 건보 적용이 되는지, 개정안 시행 전에 입국만 하면 무조건 건보 적용이 되는지는 한국에 도착하기 전엔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새롭게 적용되는 ‘6개월 이상 거주요건’은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자격에 해당하는데, 홍보가 제대로 안 돼 이 부분을 못 이해한 경우도 상당수다. 한국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와 직장가입자로 나뉘는데, 지역가입자 자격은 이미 2019년부터 6개월 이상 거주한 경우 얻을 수 있었다.
7월 한국 방문을 계획 중인 뉴욕 거주 영주권자 한지희(35)씨는 “지역가입자인 부모님 밑에 피부양자로 건보 등록을 해 뒀는데, 이미 6개월 거주요건이 시행된 작년에도 큰 어려움 없이 보험 혜택을 받았던 터라 오히려 더 혼란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세부적인 내용을 알고 한국에 방문하고 싶은데, 재외동포청 등에 문의해도 원론적인 답변만 해줘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보법 개정안 시행과 관련, 일부 한인들은 해외 영주권자 역시 국적은 한국인인 만큼, 차라리 한국 건보료를 꾸준히 낼 방법을 한국 정부에서 모색해 건보 재정도 확보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다만 건보당국은 사보험이 아닌 만큼, 해외 거주자도 건보료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원칙을 바꾸는 것이라 어렵다는 입장이다.
뉴욕지사 김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