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대학 여자농구 한 경기의 중계를 1200만명이 넘는 시청자가 봤다는 집계가 나왔다. 이는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한 경기 평균 시청자 수를 뛰어넘는 수치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1일 열린 아이오와대와 루이지애나주립대의 여자 대학농구 경기 TV 중계 시청자 수가 닐슨 집계에 따르면 1230만명으로 나타났다”고 3일 보도했다.
이는 역대 미국 여자 대학농구 사상 최다 시청자 수다. 종전 기록은 1983년 서던캘리포니아대와 루이지애나 공대 경기의 1184만명이었다.
ESPN은 “이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로넬 블랑코가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고, 미국프로농구(NBA) 피닉스 선스의 데빈 부커는 52점을 넣었지만 모두 여자 대학농구 경기보다 주목을 덜 받았다”고 평가했다.
또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지난해 NBA 챔피언결정전 한 경기 평균 시청자 수 1164만명, MLB 월드시리즈 한 경기 평균 시청자 수 910만명을 모두 넘어섰다”며 여자대학농구 경기에 쏠린 관심에 주목했다.
이날 아이오와대와 루이지애나주립대의 경기는 지구 결승이기는 했지만 전미 결승전은 아닌 8강전이었다. 이 경기에 유독 많은 이목이 집중된 것은 아이오와대의 ‘슈퍼스타’ 케이틀린 클라크 때문이다.
클라크는 NCAA 남녀 1부 리그를 통틀어 역대 최다 득점 기록(3900점)을 세운 선수로, 올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가 유력하다. 3점슛과 어시스트 능력을 두루 겸비해 인기가 많다.
그는 지난해 NCAA 여자 농구 1부리그 토너먼트에서 준우승했다. 당시 결승에서 만나 패한 상대는 루이지애나주립대였다. 올해 8강에서 두 팀의 재대결이 성사되자 농구 팬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
이날 경기에선 클라크와 루이지애나주립대의 또 다른 스타 선수 에인절 리스 간 경쟁 관계도 관전 포인트였다. 지난해 결승에서 맞붙었을 때 리스는 클라크를 향해 ‘앞이 안 보인다’, ‘챔피언 반지는 우리 것’이라는 의미의 손동작을 하며 도발했다.
이날 재대결에서는 아이오와대가 94-87로 승리했다. 클라크는 3점슛을 9개나 터뜨리며 41점을 쓸어 담았다. 리스는 17점, 20리바운드로 분전했으나 클라크를 상대로 한 대회 2연패 달성에는 실패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