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당국 “피해자들 더 있을 것”
변호인측 “합의 의한 관계” 주장
항공우주국(NASA)의 한인 엔지니어가 수년간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이 남성은 지난 2012년 NASA의 로켓 과학자들과 함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한 영상에 출연,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었다.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검찰은 NASA의 엔지니어 에릭 심(37·사진)씨를 4건의 성폭행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이에 앞서 휴스턴경찰국은 지난 2월29일 심씨를 두 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휴스턴 지역 NASA 존슨 우주센터에서 체포했었다.
검찰에 따르면 심씨는 지난 2019~2022년 사이 힌지, 이스트밋이스트, 오케이큐피트 등 데이팅 앱을 통해 만난 여성 6명을 성폭행하고 경찰에 신고할 경우 성관계 영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해리스카운티 검찰 김 오그 검사장은 지난 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심씨를 “연쇄 성범죄자(serial sex predator)”라고 지칭했다.
오그 검사장은 “심씨는 NASA에서 근무한다는 점을 내세워 여성들에게 접근했고 일본, 영국, 캐나다 등 해외여행을 자주 다녔다는 점에서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 그는 6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법원으로부터 24시간 가택 연금 명령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휴스턴경찰국 측은 체포 당시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심씨의 거주지에서 피해자들의 물품 등 다수의 증거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사는 성폭행 피해자들이 경험담 등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통해 시작됐다.
해리스카운티 검찰 제나 오스왈드 검사는 “피해 여성 중에는 약물에 의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증언도 있었다”며 “심씨의 범죄 혐의는 매우 약탈적이기 때문에 피해를 본 여성들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수사 기관에 연락을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심씨의 변호를 맡은 닐 데이비스 변호사는 “모든 관계는 합의로 이루어졌다”며 “여성들은 허위 주장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배심원단에게 결백을 증명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NASA에 따르면 심씨는 9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NASA 측은 성명을 통해 “체포 당시 우리는 법집행기관에 최대한 협력했다. 수사 결과 등을 토대로 (심씨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심씨는 지난 2012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에 다니며 NASA에서 인턴으로 근무했었다. 당시 NASA 소속의 우주 비행사, 존슨우주센터 대표, 과학자, 인턴 등과 함께 ‘강남 스타일’을 ‘NASA 존슨 스타일’로 패러디한 영상을 제작하고 직접 출연까지 했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860만회 이상을 기록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LA지사 장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