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정진하며 정통 스시 장인으로 거듭나
일본식 정통 스시와 뉴욕식 서빙 문화 결합
셰프가 코스 요리를 내놓는 ‘맡김 차림’ 오마카세는 미국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미식을 꼽을 때 오마카세 식당은 지역 맛집을 제쳐놓고 등장하는 명소다.
조지아주 디캡 카운티의 던우디에도 소문난 스시 오마카세 식당이 있다. 조나단 연(한국명 연제훈) 셰프가 운영하는 ‘오마카세 바이 연'(Omakase by Yun)이 그곳이다.
한국인 아버지를 둔 그는 조지아에서 자라며 요리에 뜻을 품었다. 2009년 플로리다 게인즈빌의 스시 전문집 드래곤 플라이에서 처음 초밥을 배운 게 그 시작이었다.
이후 일본 지바현 야치마타 시로 연수를 떠났다. 그 뒤 일본의 유명한 초밥 장인 오노 지로의 레스토랑 ‘스시 나카자와’ 뉴욕 지점에서 전문 셰프로 거듭났다. 장장 15년의 ‘배움’이었다.
코스당 16가지 요리를 선보이는 연씨는 자신의 요리를 “일본과 뉴욕을 오간 경험을 융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어나 활어를 주로 사용하는 한국식 초밥과 달리 해산물의 상온 숙성을 거치는 일본 전통 방식으로 다룬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배운 것도 ‘즈케’ 즉, 생선을 절이고 훈제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일본에서 쌀과 생선, 간장으로 맛을 만드는 방법과 스시 요리사가 되기 위해 인생을 바친다는 것의 의미를 배웠다면, 뉴욕은 식사를 대접하는 적절한 속도와 방법을 가르쳐줬다”고 회고했다.
오마카세 바이 연 코스 요리 중 하나
한인2세인 그는 스스로 가족의 뿌리를 찾아냈다. 그가 식당에 걸어둔 액자에는 한자로 ‘곡산 연씨’가 적혀 있다. 직접 대전의 뿌리공원을 방문해 찾아낸 종친회 비석에 적힌 글자 그대로다. 그는 자신의 성씨가 “과거와의 연결고리”라고 생각한다. 문중 비석은 그에게 “역사와 가족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게 해준 기념비”였다.
음식은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또 식당을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즐겁다. 한국어로 대화하는 손님이 눈에 띌 땐 두 손으로 접시를 건네는 ‘한국식’ 응대를 하기도 한다.
그는 “음식으로 좋은 추억과 경험을 선사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이 공간에서 모두가 편안함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씨는 “뉴욕 오마카세 레스토랑에서는 서빙 흐름과 속도에 방해받지 않기 위해 셰프와 손님간 대화가 엄격히 금지됐었지만 여기선 사람이 아닌 음식에 엄격하고자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