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참여 활발
투명한 예산·회계 처리
정치적 중립 고수
인권단체의 허브로 꼽히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카터센터에는 일본식 종탑이 세워져 있다. 일본 히로시마현 고누 지방의 전통 사원 종탑을 그대로 본따 만든 ‘평화의 종’은 2022년 조지아주와 일본 간의 우호관계를 기념하기 위해 세워졌다.
한인회와 같은 비영리단체인 조지아 일미협회(JASG)가 종탑 건립을 주도했다. 카즈요시 도모토 JASG 회장은 최근 화상인터뷰를 통해 “일본상공회의소 등 다양한 일본 단체가 조지아주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우리는 커뮤니티의 단합과 교류를 위한 단체에 가장 가깝다”고 설명했다. 법인과 개인 회원을 포함해 총 750명의 회원으로 운영된다.
일본 종탑. 중앙포토
조지아 내 동아시아계 중 가장 규모가 작은 일본 커뮤니티를 이끄는 JASG의 가장 큰 특징은 한인회와 달리 ‘차세대’의 참여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기업 세미나와 애니메이션 관람 행사 등을 소셜미디어에 적극 홍보하며 젊은 층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또 학점 인정 제도를 통해 일본어 또는 국제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인턴십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2명의 인턴이 소셜미디어 운영과 행사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도모토 회장은 “모든 것은 양방향”이라며 “미국인에게 일본 문화를 전수할뿐 아니라 일본인에게도 미국 문화를 가르치려고 노력한다”며 JASG 운영의 취지를 전했다. 이를 위해 매년 중고등학교를 방문, 일본을 알리는 교육 시간을 갖는다.
회계와 자금조달 투명성, 운영자금 조달, 정치적 중립 등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연방 국세청(IRS)에 보고한 소득세 환급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JASG의 연간 운영 예산 규모는 40만달러 안팎으로 한인회의 예산 규모와 엇비슷하다. 필요한 자금은 주로 기부금과 그랜트, 프로그램 수익 등을 통해 조달된다.
카즈요시 도모토 JASG 회장
도모토 회장은 “비영리단체이므로 유보금을 늘리려고 하지 않는다”고 운영 방침을 전했다. 또한 “커뮤니티 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정치적 표현을 삼가며, 일본과 미국의 우호관계를 증진하는 목적 외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JASG, 한인회 같은 ‘501(c)(3)’ 비영리기구는 연방 세법상 면세 헤택을 받는 대신 정치 활동, 입법 로비 활동에 제한을 받는다.
2000년대 이후 아시아계 이민자 사회의 규모가 확장돼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 커뮤니티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축소돼 왔다. 일례로 가장 오래된 샌프란시스코 재팬 타운의 경우 현지 지역 매체에 따르면 현재 약 400여명의 일본계 주민만 살고 있어 시 당국이 재개발을 논의할 정도다.
최근 발표된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조지아에 거주하는 일본 태생 이민자는 7969명이다. 도모토 회장은 “나와 같은 다인종 일본계 2세 인구까지 넓게 포함한다면 약 1만 7000여명 정도가 조지아의 일본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태생 이민자 4만여명을 합쳐 총 10만 명 규모로 추산되는 한국 커뮤니티에 비하면 6분의 1 수준이다.
재미 일본인은 기업에 파견된 주재원 신분이 대부분으로 3~4년 정도 체류한다. 미국내 일본 이민자 대부분은 캘리포니아 또는 뉴욕에 거주하는데 이 곳은 지난 10년간(2008~2012·2018~2022) 인구가 5000명 가량 줄었다.
반면 일본 기업 진출이 활발한 텍사스와 조지아는 오히려 전국 최고 규모인 5500명이 늘었다. 도모토 회장은 “일본 이민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지아의 경우 기업 진출 규모가 한국에 이어 두 번째로 꼽힐 정도로 활발해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현재 조지아에 진출해 있는 일본 기업은 400여개로 이들의 총 고용 규모는 4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