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어야
조지아주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의 인체면역결핍 바이러스(HIV) 보유자 다수가 흑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빈부격차가 의료격차로 이어지고, 메디케이드 등의 의료 혜택이 미흡한 것이 인종간 감염률이 차이나는 주요 요인이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흑인 공공보건학회(BPH)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 내 HIV 신규 보유자 74%가 흑인이라고 16일 보도했다. 레이샤 맥킨리-비치 BPH 대표는 “HIV 감염 위험은 특정 인종에 불균등하게 작용한다”며 “흑인 커뮤니티의 HIV 및 에이즈 감염자를 줄이려는 노력이 곧 애틀랜타의 HIV 위험을 낮추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풀턴 카운티는 메트로 지역 20개 카운티의 2021년 신규 HIV 감염률이 10만명당 25.4건을 기록, 전국 대도시 중 3번째로 높았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2.5배 높은 수치다.
항생제로 비교적 손쉽게 치명성을 낮추고 전염을 예방할 수 있는 HIV가 여전히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부실한 의료시스템의 탓이 크다. 전문가들은 관련 의약품의 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애틀랜타의 HIV/AIDS 치료센터인 포지티즈 임팩트 헬스센터(PIHC)의 저스틴 C. 스미스는 “애틀랜타보다 HIV 감염률이 높게 보고된 마이애미, 멤피스는 모두 메디케이드 전면 확대가 시행되지 않은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도시가 위치한 플로리다주와 테네시주는 조지아와 함께 공화당 주로 메디케이드 확대를 반대하는 전국 10개 주에 속한다.
높은 치료제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감염 확대로 이어진다. 연방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애틀랜타는 바이러스 노출 전 감염을 막는 예방 약물을 복용하는 프렙요법(PrEP)을 사용한 숫자가 전국 평균보다 적다. 전국 HIV 감염자의 66%가 프렙요법을 사용했지만 애틀랜타는 60.2%만이 프렙 약물로 바이러스 감염을 막고 있다고 응답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프렙 약물을 매일 복용하면 성관계로 인한 HIV 감염 위험을 99%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예방 약물 사용률은 병원 등 의료시설이 부족한 교외 지역에서 특히 더 낮다. 이에 따라 의사 처방전 없이 프렙 치료제 구매가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콜로라도, 네바다 등 일부 주는 의사 처방전이 없어도 HIV 예방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경우, 프렙뿐 아니라 바이러스 노출 후의 예방 치료제인 펩(PEP)도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