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로 법정에 발이 묶인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부자 증세 등 경제 정책을 부각하며 유세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6일 CNN 방송,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형사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번 주 대부분의 시간을 뉴욕주에서 보낼 예정이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추문을 막기 위해 입막음 돈을 지급하고 회사 장부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형사 피고인으로 법정에 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소 6주로 예상되는 이번 재판 일정 내내 주 4회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이 재판을 11월 대선 이후로 미루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접전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선 전국을 누비며 선거 운동에 전력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법정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틈을 타 부자 증세 등 경제 정책에 중점을 둔 유세를 활발히 이어가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고향인 중소도시 스크랜턴을 방문, “낙수식 경제는 실패했고 진실은 트럼프가 그 실패를 상징한다는 것”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나는 마러라고(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 저택)의 눈이 아닌 스크랜턴의 눈으로 경제를 바라본다”고 했다.
앞서 재임 중 법인세 세율 인하 등 정책을 편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을 대비시키는 발언이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 모회사 주가가 급락한 것과 관련, “트루스소셜 주가가 더 내려가면 그는 자신의 세금 계획보다 내가 추진하는 세금 계획으로 더 이득을 볼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는 대기업 규제를 강화하며 대기업과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과세를 강화하는 방향의 경제 정책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상위 0.01%에 속하는 부자들에게는 소득세 최저세율 25%를 적용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대기업의 법인세 최저 세율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띄우는 경제 정책과 상반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2017년 추진한 감세 정책을 이어가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개인과 법인에 대한 소득세율 인하, 표준공제 및 자녀 세액 공제 확대, 유산세 면제 확대 등이 그가 도입했던 정책이다.
당시 이런 정책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건 부유층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에 차질을 빚는 동안 이 같은 점을 집중 부각하며 지지율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블룸버그도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의 부재를 활용하려 한다”며 “트럼프의 정책이 부유층의 이익을 반영한다며 자신과 트럼프의 경제 의제를 대조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날 피츠버그에 있는 철강노조 본부에서 진행할 유세 연설 등에서도 이 같은 경제 메시지를 계속 강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