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이 열리면서 그의 유무죄를 가릴 배심원단 선정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15일 시작된 재판은 미국 전직 대통령이 사상 처음 형사 피고인으로 나왔고 재판 결과가 오는 11월 대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심원단 선정에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이 집중됐다.
뉴욕타임스(NYT),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재판을 위해 배심원 12명과 대체 후보자 6명 등 모두 18명이 선정돼야 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과 검찰 측은 16일 7명을 우선 선정했다.
뽑힌 배심원들은 남성 4명, 여성 3명이고 나이와 인종이 다양하다.
이들은 아일랜드 출신의 세일즈맨, 종양 전문 간호사, 손주 2명을 둔 푸에르토리코 출신 정보기술(IT) 컨설턴트, 뉴욕 할렘에서 중학교 교사로 일하는 젊은 흑인 여성, 변호사 2명, 디즈니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이다.
배심원 선정 절차는 까다롭다. NYT는 배심원 선정에서 핵심은 재판을 공정하게 할 수 있느냐는 점이라고 짚었다.
이번 재판을 위해 무작위로 선정된 예비 배심원 수백명이 법정 출석을 요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15일 재판정에 나온 예비 배심원은 96명이다. 재판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는 이들에게 사건 개요를 설명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자신이 공정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손을 들라고 요청했다. 이에 50명 이상이 손을 들었고 이들은 즉시 배심원 선정에서 제외됐다.
남은 예비 배심원들은 사전에 작성된 42개 질문에 답했는데 주소, 직업, 학력, 결혼 여부 등 기본 정보부터 건강 상태, 자주 보는 언론 매체, 친구나 친척 중 범죄인이 있는지 등의 사항까지 밝혔다.
질문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떤 감정이나 견해를 갖고 있냐’는 내용도 포함됐다. 예비 배심원들은 공통 질문에 답한 뒤 검찰 측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으로부터 추가로 질문을 받았다.
NYT에 따르면 양측은 예비 배심원들의 정치적 성향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생각, 감정이 상할 수 있는 사건에서 공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예비 배심원들이 과거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던 글에 대해서도 샅샅이 물었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