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FCC에 인종 차별 소송
‘테그나’ 인수 무산 책임 물어
한인 1.5세 투자자가 전국적으로 60개 이상의 방송국 등을 소유한 미디어 그룹을 인수하려다 무산되자 연방 정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 정부의 다양성 증진 정책과 인종 차별적 행위가 인수 무산의 핵심 원인이라는 게 소송의 요지다.
워싱턴DC 법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스탠다드제너럴펀드의 김수형(영어명 수 김) 회장이 86억 달러 규모의 버지니아주 미디어 그룹 ‘테그나(Tegna)’ 인수 무산과 관련, 연방통신위원회(이하 FCC)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은 워싱턴DC 법원에 접수됐고, 원고 측은 징벌적 배상과 함께 배심원 재판을 요구하고 있다.
김 회장은 24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수 과정에서 매우 차별적이고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다”며 “인종 차별적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FCC에게 인종은 인수 승인 결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FCC가 최근 의회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은 ‘형평성 증진(advancing equity)’ 정책이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 회장이 인수하려 했던 테그나는 흑인인 바이런 앨런(앨런 미디어 그룹) 회장이 손에 넣었다.
소장에서 원고 측은 “알렌 회장과 그의 지지자들은 계속해서 아시아계 미국인 소유의 회사는 ‘엉터리 다양성(sham diversity)’이라고 여론을 끌고 갔다”며 “김 회장은 그들에게 어둠의 외국인 투자자처럼 그려졌고, FCC 위원들에게 김 회장은 ‘적합한 유형의 소수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2023년 10월3일 시카고 발리스 오픈식에서 리본 커팅 후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과 악수하는 김수형 발리스 회장. 시카고 ABC방송 보도화면 캡처
테그나 인수가 난항을 겪을 때 한인 사회도 김 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FCC에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당시 언론 노조가 김 회장의 테그나 인수 과정에서 “이는 다양성을 증진하지 못하며 외국의 영향력이 우려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냈었다. 이에 FCC가 노조 반대를 이유로 김 회장의 테그나 인수를 바로 승인하지 않고, 공청회를 진행하면서 인수 거래가 계속 지연됐었다.
반면, 김 회장은 외국인이 아닌 미국 시민권자인 데다 테그나를 이끌 대표로 여성을 임명하겠다고 했지만 반대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에 뉴욕한인변호사협회를 비롯한 뉴욕한인회, LA한인회, 미주한인위원회(CKA) 등 전국의 한인 단체들이 FCC에 김 회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서한까지 발송했었다.
원고 측은 소장에서 “2020년 초 입찰에 들어갈 때 주당 10달러에 거래되던 회사를 주당 24달러의 프리미엄까지 지불하며 주주들에게 엄청난 가치를 창출했다”며 “그러나 FCC는 라이선스 이전 신청 등을 300일 이상 시간을 끌며 거래를 무산시켰고 이로 인해 최대 주주였던 스탠다드 제너럴과 주주들은 약 20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의 변호인은 소장에서 테그나의 최종 주인이 된 앨런 회장은 민주당의 주요 기부자였으며,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그를 선호했다는 구체적인 주장도 담았다.
현재 FCC는 이번 소송과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테그나는 전국 51개 지역에서 TV 방송국(64개), 라디오 방송국(2개) 등을 운영하는 거대 미디어 그룹이다. 김수형 회장은 뉴욕 맨해튼의 스타이브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프린스턴대학에서 공공정책을 전공한 한인 1.5세다.
헤지펀드 투자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에는 시카고 지역에서 첫 카지노이자 대형 리조트인 ‘발리스(Bally’s)‘를 세우기로 발표해 화제가 됐다.
LA지사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