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전쟁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미국 대학들의 캠퍼스 시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난 미치광이이자 하마스 동조자”라고 비난했다. 캠퍼스에 진입해 시위대를 강제해산하고 체포한 경찰에 대해선 “정말 아름답다”고 언급하면서 대학당국이 시위대에 더욱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 유세에 등장해 전날 뉴욕경찰(NYPD)가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에서 시위대 300여 명을 체포한 일을 언급하며 “보기에 아름다웠다(Beautiful things to watch)”라고 말했다.
이어 반전 시위가 진행 중인 미국 전역의 대학을 향해 “각 대학 총장들은 즉시 농성 텐트를 모두 철거하고, 급진주의자들을 진압하라”면서 “대학에서 안전하게 공부하려는 일반 학생들을 위해 캠퍼스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위대를 향해선 “성난 미치광이들” “하마스 동조주의자들”이라고 비난했다. 또 이들이 진보단체에 의해 고용된 외부인으로, 학내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가에 시위가 확산되면서 청년 지지층이 이반하는 등 악재에 몰린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트럼프는 “그는 어디에도 없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아울러 전날 백악관이 미국 내 친인척이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재정착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이제 여러분의 도시와 마을에 가자지구와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 유입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수천명의 난민을 데려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여 청충들의 환호를 받았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30일 맨해튼 법원에 출석해, 법정 밖 복도에서 연설하며 학생 시위대를 1·6 사태 관련자와 비교하며 “미국의 사법 시스템이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자 전쟁에 반대하는 학생 시위대가, 지난 2021년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해 국회의사당을 습격한 자신의 지지자들보다 더 폭력적이고 범죄적 집단이라는 취지다.
지난달 30일 뉴욕경찰이 컬럼비아 대학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뉴욕경찰이 컬럼비아 대학 건물에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실제로 그간 트럼프는 1·6 사태 관련자들을 “믿을 수 없는 애국자”라 부르며, 자신이 당선되면 이들을 사면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한편 트럼프는 지난달 15일부터 주중 수요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뉴욕 맨해튼 법원에 출석해 성추문 입막음용 돈 지급 의혹 관련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위스콘신 유세는 해당 재판 시작 이후 트럼프의 첫번째 주요 집회였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