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최 LAPD 국장 “신중히 수사할 것”
LA한인타운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40대 한인 남성이 자택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치료시설로 이송해 달라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던 유가족은 경찰의 과잉 진압을 주장하고 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쯤 LA한인타운내 그래머시 플레이스 인근 다가구 주택에서 한 남성이 난동을 부린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LAPD 브루스 보리한 공보관은 “‘정신건강 클리니션(mental health clinician)’으로부터 신고를 받았다”며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칼을 든 용의자를 마주했고 용의자는 경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말했다.
이어 보리한 공보관은 “이전에도 용의자의 정신질환 문제로 수차례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숨진 남성은 LA지역에서 미국 대학 컨설팅 업체를 운영해온 Y씨의 아들(40)로 확인됐다.
Y씨는 “정신질환을 앓던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정신건강국 직원이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했고 이후 가족들은 경관 지시에 따라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도착한 경관들에게 가족들은 미리 아들의 상태를 자세히 설명하고 도움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후 경관 7명이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 갑자기 집 안에서 총소리가 들렸다”며 “경관들은 진입 전부터 정신 질환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있었고 테이저건도 있었는데 총을 쏜 건 명백한 과잉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조사를 위해 경찰서로 간 그는 “경관 말로는 아들이 4차례 총에 맞았다고 하더라”면서 “그렇게까지 총격을 가해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총격으로 사망한 남성의 형제라고 밝힌 Y씨가 기자들에게 심경을 전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숨진 남성의 어머니도 아들이 사건 당시 칼을 갖고 있었다는 경찰의 발표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며 “내가 집안에 있었을 당시에는 칼을 들고 있지 않았다. 이전에도 칼을 들고 위협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숨진 남성의 쌍둥이 동생은 이날 현장에서 언론과 인터뷰에서 “출동한 경관들은 정신건강국 직원들의 도움도 없이 형에게 다가갔다”고 말했다.
이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경찰이 형을 죽인 것”이라며 “가족들의 질문에도 경찰은 아무 정보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경찰은 발포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보리한 공보관은 “경관이 발포할 수 있는 전제 조건은 경관이 충분히 위협을 느낄만한 행동을 용의자가 할 때”라고만 답했다.
이에 따라 당시 사건 상황이 녹화된 현장 출동 경관의 보디캠 공개가 매우 중요해졌다. 담긴 내용에 따라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이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LAPD 도미니크 최 임시 국장 역시 취임 당시 최근 경관 총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바 있다.
최 임시 국장은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매우 신중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경관 발포 규정은 즉각적인 위협, 합리적 대응 이유가 있을 때인데 무엇보다 용의자의 행동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LA지사 장수아·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