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복용하면 과도한 근육상실 신경써야
애틀랜타에도 오젬픽, 위고비 등의 체중 감량 주사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성형 전문의, 헬스 트레이너, 임신 클리닉 등 관련업계가 부작용 등을 경고하면서 조심스런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이 3일 보도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 10명 중 약 4명은 비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주사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일면 자연스런 현상이다.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은 당초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주사제로 개발됐으나, 비만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비만치료제로서 수요가 더 많다.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의 물질로, 세미글루타이드가 글루카곤 수용체에 붙으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따라서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량이나 체중을 조절하는 보조 약물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주사형 당뇨 치료제 또는 비만치료제 중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제품명이다.
노보노디스크의 GLP-1 작용제 기반 비만치료제 위고비.로이터
모건스탠리의 분석에 따르면 잠재적으로 칼로리 섭취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고비의 제조사 노보노디스크는 미국 내에서 위고비 주사를 맞기 시작한 사람이 작년 12월에는 약 5000명이었다면 최근에는 매주 2만5000명에 달해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제조를 늘렸다고 발표했다.
다른 비만치료제 제약업체들도 매출 급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체중 감량을 위해 GLP-1 약물을 복용하는 미국인은 1% 미만이지만, 모건스탠리 분석가들은 2034년까지 10%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신계획 중에는 주의해야= 체중 감량 주사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병원, 헬스장, 미용산업은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AJC는 전했다. ‘애틀랜타 성형외과’의 조나단 응우옌 의사는 부작용에 대한 책임 우려 때문에 직접 체중 감량 약물을 처방하진 않지만, “우리 매출의 10~20%는 체중 감량을 성공한 환자들에게서 나온다. 감량 후 늘어진 피부를 제거하는 등과 같은 시술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샌디스프링스에 있는 쉐이디 그로브 임신 클리닉의 데저레맥카티-키스 디렉터는 최근 체중 감량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너무 많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키스 디렉터는 “작년부터 (체중 감량약의) 인기가 많아졌다.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치료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키스 디렉터는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일부 과체중 클라이언트에게 좋을 수 있으나, 임신을 계획 중이라면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사들은 임신 계획 중에는 약물을 중단할 것을 권장한다.
키스 디렉터는 “약물이 체내에 오래 머물 수 있으므로 체중 감량 약물을 중단 후 2개월 동안은 임신을 미루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체외 수정과 같이 마취가 필요한 불임 치료를 받기 전에는 최대 2주 전부터 체중 감량 약물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근육량도 신경써야= 비만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바리아트릭이노베이션’의 벤자민 플링크 박사는 체중 감량 약물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며 “이런 약은 복용하는 동안에만 효과가 있는 유지 약물이다. 또 장기간 복용할 경우 잠재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중 감량 약을 사용하는 경우 근육을 과도하게 잃지 않기 위해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약물을 사용해서 살을 뺐을 때 근육 손실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식단관리 상담 등을 제공하는 ‘하모니 뉴트리션’의 에비 젤린크-존슨 씨는 “다이어트와 운동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약물 사용이 올바른 선택일 수 있다”고 인정하며 약을 사용하면서 식이요법, 생활 방식 변화 등을 조합해 장기적인 체중 조절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