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반발 “위헌소송 불사”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지아주 선거법이 유권자의 투표권을 더욱 제한하는 방향으로 3년만에 다시 바뀌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7일 유권자 등록 및 관리 절차에 대한 개정법안(SB 189)에 서명했다. 제3후보의 대선 후보 등록 요건을 완화하고, 선거관리 당국의 유권자 자격 박탈 권한을 확대한 것이 법안의 골자다. 시민 단체들은 즉각 위헌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개정 선거법에 따라 최소 20개 주에서 요구하는 후보 자격을 갖추면 조지아주 대선 후보로 등록할 수 있도록 자격을 완화했다. 기존 법은 무소속 또는 제3당 후보일 경우 조지아 유권자 7500명 이상의 서명을 받도록 요구했다. AP통신은 “민주당의 예상치 못한 변수로 떠오른 무소속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의 입지를 강화하는 조항”이라며 주 의회에서 법안 통과를 주도한 공화당의 정치적 의도를 지적했다.
또 타주로 이사했거나 조지아주 내에서 거주지를 변경한 뒤, 유권자 정보를 다시 수정하지 않을 경우 투표 자격을 박탈한다. 거주지 외 관할지역에서 머무르거나 세금을 내면 모두 거주지가 변경된 것으로 간주한다. 가령 군인 또는 휴가를 간 사람이 거주지 외 주소로 일회성 우편을 받은 경우에도 이사한 것으로 보고 유권자 주소를 다시 등록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는 우편국(USPS)에 등록된 개인 정보를 이용해 선거일 전 45일까지 유권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 현행법은 선거일 90일 이내에 유권자 명부를 삭제하지 못하게 한 연방법을 따르고 있었다. 아울러 주소가 없는 노숙인의 경우 거주지가 아닌 카운티의 선거 관리위원회를 주소로 사용해 투표하도록 했다.
켐프 주지사의 선거법 개정은 2021년(SB 202) 이후 두 번째다. 첫 번째 개정안은 부재자 투표 신청법을 까다롭게 변경하고, 투표장에서 줄 서 있는 유권자에 대해 음료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해 ‘투표권 억압’ 논란이 크게 일었다. 누구든지 횟수 제한 없이 유권자 자격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민 10만명 이상이 투표 자격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시민 단체는 개정안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조지아 지부는 성명을 통해 “유권자 권리를 침해하는 법안”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안드레아 영 조지아 ACLU 이사는 “선거 관리 직원이 불필요한 유권자 명부 관리에 치중하게 만드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노숙인이 거주지와 떨어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투표하도록 한 조항도 투표 접근성을 제한할 수 있어 문제시된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