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인대회 우승자들이 잇따라 왕관을 반납하면서 행사 주최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출신의 첫 미스 USA로 화제가 된 노엘리아 보이트(24)가 지난 6일 정신 건강 등을 이유로 미스 USA의 자리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보이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동안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지만 육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에 타협은 없으며 건강이 곧 재산이라며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미스 USA 선발대회 우승자가 자발적으로 왕관을 반납한 것은 72년 역사상 보이트가 처음이었다.
보이트가 왕관을 반납한 지 이틀 만인 지난 8일에는 미스 틴 USA인 우마소피아 스리바스타바(17)가 개인적인 가치가 더는 대회 주최사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미스 틴 USA의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미스 USA 측은 보이트와 스리바스타바의 행복을 최우선시한다면서 이들의 사퇴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이들의 사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현지에서는 보이트가 올린 글에서 문장 첫 글자를 조합하면 “나는 침묵하고 있다”(I AM SILENCED)가 된다며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들의 사퇴가 미스 USA의 소셜미디어 국장인 클라우디아 미셸이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물러난 뒤 불과 며칠 만에 이뤄졌다는 점도 의혹을 키웠다.
미셸은 지난 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일했으며 지난 두 달 동안은 임금도 받지 못했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미스 USA의 경영진들이 보이트와 스리바스타바 등 우승자들을 무시했으며 비전문적이고 부적절한 방식으로 대했다고 비난했다.
미셸은 보이트와 긴밀하게 접촉해 왔다면서 경영진의 이러한 처사로 그녀의 정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스리바스타바에 대해서도 그녀에 대한 무례함을 직접 목격했다면서, 자신은 어떤 종류의 직장 유해성과 괴롭힘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52년 시작된 미스 USA 선발대회는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할 미국 대표를 뽑는 행사다. 미스 USA 선발대회는 지난 수년간 일부 참가자에 대한 특별 대우 논란 등 각종 의혹과 스캔들로 얼룩진 바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