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저렴하면서도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저가 웨딩드레스’가 인기다. 패스트패션(SPA) 업체들이 결혼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자 더이상 고가 드레스가 아닌 가성비 있는 드레스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가 몰린 것이다.
12일 CNN방송은 최근 미국 패션업체들이 결혼 비용을 절감하려는 MZ세대 흐름에 맞춰 애버크롬비, 포에버 21, 부트 반, 쉬인, 룰루스 등의 SPA 패션업체들이 50달러 미만의 저렴한 웨딩드레스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웨딩드레스는 평균 1000달러가 넘는 고가의 의류다.
애버크롬비는 지난 3월 ‘A&F 웨딩 숍’을 출범하고 웨딩드레스 등 신부와 하객들을 위한 제품을 선보였다. 100종이 넘는 제품의 가격은 80∼150달러다.
포에버21은 지난 4월 드레스·잠옷 등 결혼 관련 제품군을 9~50달러 가격대에 출시했다. 웨딩드레스로 입을 수 있는 흰색 원피스는 20달러 수준이다. 룰루스도 지난 2월 100∼270달러 가격대인 웨딩드레스를 선보였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쉬인도 평균 50~100달러, 최대 200달러인 웨딩드레스를 판매한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웨딩드레스의 평균가격은 2000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비하면 SPA 업체들의 드레스 가격은 매우 파격적인 것이다.
이런 시장 변화의 중심엔 MZ세대가 있다고 패션 시장 분석가는 전했다.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MZ세대, 특히 Z세대들이 경제적 이유로 개성을 살리면서 비용은 더 절감하고자 이런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패션 시장 분석 업체인 워스 글로벌 스타일 네트워크(WGSN)의 앨리슨 리스 전략가는 “생활비 위기는 Z세대에게 영향을 미쳤고, 이들은 재정 상태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지난 몇 년간 시장점유율이 많이 늘어난 패스트패션이 더 저렴한 결혼식 의상에 대한 수요를 이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