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신화에서 ‘야누스’라는 신은 두 얼굴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야누스’란 출입문을 지키는 신으로서 출입문 안과 밖에 얼굴을 그려 넣어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신으로 묘사되었다고 한다. 출입문을 지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신으로 출발했지만, 중세를 거쳐 오면서 이중성을 표현할 때 자주 쓰여 부정적인 것으로 변모하였다.
좌우간 우리 사회에서는 ‘이중적인 것’은 일단 나쁘게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 예로 ‘이중인격’, ‘이중간첩’ 등이 있다. 메디케어 시스템에서도 이중적이거나 중복적인 것은 일단 나쁘게 보이기 때문에 이중 가입이 금지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메디케어 파트 C와 파트 D에 이중적으로 가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중성’ 씨는 65세가 되던 몇 년 전부터 메디케어 혜택을 받고 있다. 그 당시 오리지날 메디케어 (파트 A 및 파트 B) 를 받고 나서 메디케어 파트 C에 가입했다. 통상적으로 메디케어 파트 C와 파트 D가 함께 묶여 있는 플랜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중성’ 씨는 메디케어 파트 D가 포함되지 않고 메디케어 파트 C만 있는 플랜에 가입한 것이다. 왜냐하면 ‘이중성’ 씨가 퇴직하기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처방약이 커버되는 의료보험을 퇴직 후에도 계속 제공해 주었기 때문에 ‘처방약 혜택’인 메디케어 파트 D가 필요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예전 직장보험의 혜택이 중단된다는 통보가 직장 보험회사로부터 날아왔다.
그래서 그는 부랴부랴 즉시 메디케어 파트 D에 가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보험전문가에게 연락을 취했다. 보험전문가와 마주 앉은 ‘이중성’ 씨는 “저는 원래 메디케어 파트 C를 갖고 있으므로 메디케어 파트 D만 가입하면 됩니다”라고 말하면서 본인의 메디케어 파트 D에 가입할 의사를 나타냈다.
그랬더니 보험전문가의 답변이 의외였다. 보험전문가 왈, “메디케어 파트 D만 단독으로 있는 플랜에 가입하면 전에 들어 있던 파트 C 플랜의 혜택을 더는 받지 못하게 됩니다”라는 것이 아닌가. 논리상 맞지 않는다고 ‘이중성’ 씨는 주장했지만, 메디케어 시스템이 그렇게 짜여 있으므로 어쩔 수 없다는 보험전문가의 대답만 들었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가끔 메디케어 시스템이 비논리적으로 되어 있다고 느낄 경우가 있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이중성’ 씨 케이스처럼 메디케어 파트 D만 가입하면 먼저 갖고 있던 메디케어 파트 C 혜택이 죽어버리는 경우이다.
다시 말해 메디케어 파트 C만 있는 플랜에 가입하고 있다가 메디케어 파트 D에 가입하면 메디케어 파트 C와 메디케어 파트 D가 서로 보완되어 가입되어야 이치에 맞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앞에 가입되어 있던 것은 자동 취소되어 버리는 것이다.
메디케어 파트 D에 먼저 가입하고 파트 C만 나중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먼저 가입한 파트 D가 자동 취소되고 파트 C만 남게 된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메디케어 시스템에서는 이중 가입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즉 메디케어 파트 C와 메디케어 파트 D에 가입할 때는 언제나 나중에 가입한 것만 유효하게 남고 전에 가입되어 있었던 플랜은 자동 취소되도록 시스템이 짜여 있다.
따라서 ‘이중성’ 씨의 경우에는 비록 이미 메디케어 파트 C에 가입해 있었다고 할지라도 만일 메디케어 파트 C와 메디케어 파트 D의 혜택 두 가지 모두 원할 때는 메디케어 파트 C와 파트 D가 함께 묶여 있는 플랜을 가입해야만 한다.
아무리 전에 갖고 있던 메디케어 파트 C의 플랜 내용이 좋아도 파트 D가 필요한 경우에는 그 파트 C와 메디케어 파트 D가 함께 묶여 있는 플랜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다. 메디케어 파트 D만 단독으로 있는 플랜에 가입할 때 전에 갖고 있던 플랜이 자동 취소 된다는 사실을 꼭 인식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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