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대통령 총기 규제 폐지 공약 비판
샘 박 의원 “아시아계 커뮤니티에 악영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전국총기협회(NRA)의 지지를 얻기위해 총기 소지 권리를 옹호하고 나서자 조지아주 아시아계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3년 전 애틀랜타 스파 총격 참사의 아픔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총기 규제 후퇴 움직임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아계 미국인·하와이 원주민·태평양제도(AANHPI) 코커스 소속 조지아 민주당 의회 의원들은 20일 뷰포드 시에서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NRA 연례 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총기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 원내총무인 샘 박(로렌스빌) 하원의원은 “조지아에서 자라며 수많은 총기 폭력을 목격했다”며 “3년 전 아시아계 여성 6명을 포함해 주민 8명이 사망한 3·16 총격 참사가 발생한 이후 우리 모두는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는 데 지쳤다”고 호소했다. 이어 “인종차별적 수사를 즐겨 사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과 총기 휴대 권리 확대법이 맞물리면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안전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파룩 무굴(대큘라) 하원의원과 나빌라 이슬람 파크스(귀넷) 상원의원은 아동과 여성에 대한 총기 폭력 위험이 크게 증가할 것을 우려했다. 무굴 의원은 “중학생 아들이 학교에 등교하거나, 음식점을 방문하고 콘서트를 갈 때마다 총기 폭력의 희생자가 될까 두려워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파크스 의원 역시 “몇 달 뒤 아이를 낳는 예비 엄마로서 기쁨과 두려움을 함께 느낀다”며 “지역사회의 인종 차별과 여성 혐오,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총기 폭력은 정파적 문제로 다뤄져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주도의 조지아주 의회는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의 승인 아래 총기 소지를 자유화하는 방향의 입법을 추진해 왔다. 2017년부터 대학 캠퍼스 내 총기휴대를 합법화했으며 2022년에는 사전 허가 없는 총기 은익 및 휴대를 자유화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은 총기 구매시 신원 조회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비롯, 총기 잠금 보관 시설 지원 확대 등 공공 안전을 위한 다양한 총기 규제법을 도입해 왔다”며 “켐프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이나 조지아에서 벌어지는 총기 폭력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취재, 사진 /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