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스타벅스·홈디포 실적 악화…버버리도 매출 줄어
미국 내에서 경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그동안 경제를 떠받쳐온 소비도 냉각되는 분위기다.
19일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 등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잦아들지 않으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최근에는 부유층들도 신중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시간대학이 내놓은 5월 소비자심리 예비치는 67.4로, 전월 77.2에서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한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기도 하다. 각 가정 살림살이에 대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반영하는 동시에 물가와 실업률, 이자율 모두 앞으로 수개월 동안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런 경기악화 우려 때문에 소비 습관도 바뀌고 있다.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가정 인테리어 소매점 홈디포, 스포츠용품업체 언더아머 등은 최근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했다. 소매판매 역시 2~3월만 해도 양호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4월에는 보합세였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는 “지난 몇 년간 경제는 가계 지출에 따라 주도됐고, 이제 사람들은 ‘이만 줄이자’라고 말하기 시작했다”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마침내 고소득층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은 인플레이션이 치솟은 지난 몇 년 동안 성장을 촉진,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고물가 흐름이 지속하고, 여분의 예금액은 줄고 경기 부양용 지원금도 점점 사라지자 가계들도 결국 소비 줄이기에 나섰다.
일반인뿐만 아니라 부유한 미국인들도 지출에 더 신중하게 된 모습이다. 유명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지난 3월 말에 끝난 회계연도에 미주 지역 매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도 실적 발표에서 미국 내 고급 주류 부문의 수요가 급감했다고 밝혔다.
재선 도전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이와 같은 경제 상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은 경제 문제에서 바이든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갤럽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제가 나라의 가장 큰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약 36%였는데, 2월과 3월에는 30%였다. 인플레이션과 높은 생활비가 우려된다고 말한 응답자도 전월보다 더 많았다.
뉴욕지사 김은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