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부족 현상이 심각한 영국에서 경찰이 ‘우선순위가 아닌 체포’ 중단을 권고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일간 더타임스와 BBC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영국 전국경찰서장협의회(NPCC)는 이달 중순 각 지역 경찰에 보낸 서한에서 “사법체계 내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우선순위에 있지 않거나 용의자 대거 체포 가능성이 있는 작전의 중단이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는 “공공 보호는 계속 우선순위에 있으며 치안 작전 중단을 고려할 때는 위협과 위해, 위험에 대한 평가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단을 고려할 작전의 종류는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지만, 소식통들은 경찰 배치가 필요한 대규모 시위와 행사는 여전히 우선순위이며 시급하지 않은 작전이 미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협의회는 또한 정부가 잉글랜드 전역에서 일부 피의자의 법원 심리 기일을 연기하는 긴급 조치를 곧 이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피의자는 신속하게 법원으로 이송돼야 하는데 법원 구치소에 수용 능력이 부족하다면 불행히도 경찰에 위험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국은 교도소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사안이 비교적 경미한 수감자들을 조기 석방하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당국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잉글랜드와 웨일스 교도소 수감자 수는 8만7천480명으로 3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에 육박한다. 교도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수감 가능 인원은 7만9천500명이다.
톰 위틀리 교도소장협회(PGA) 회장은 “지난 30년간 교도소 수감자 수 증가 문제는 충분히 인지됐고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이미 나왔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새 교정시설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더타임스는 경찰에 용의자 체포 건수를 줄이라는 것은 사법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 경우 정부 책임인 공공서비스 위기 중 최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서한이 언론에 보도되자 개빈 스티븐스 NPCC 의장은 성명에서 “경찰은 공공 치안 유지를 위해 필요한 체포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