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주 샌디 스프링스 시에 사는 셀리아 깁슨 씨는 지난 2022년 12월 1만 2000달러의 임대료를 체납했다는 이유로 퇴거 통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2020년 48만 달러를 주고 집을 산 소유주로, 렌트 체납은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가짜 임대계약서의 진위를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은 탓에 그는 현재 2년째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역매체 애틀랜타 뉴스 퍼스트(ANF)는 깁슨 씨의 사례를 보도하며 현행법상 카운티 당국에 임차인 강제 퇴거를 요청할 때 별도의 증빙서류를 요구하지 않는 것을 악용해 타인의 부동산 소유권을 빼앗으려는 사기 행각이 빈번히 발생한다고 23일 보도했다.
현재 조지아주는 카운티 당국에 세입자 강제 퇴거를 요청할 때, 임대차 계약서 외 추가 증빙 자료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소유권도 확인하지 않는다. 아울러 관련 서류를 제출받은 공무원이 민원인을 심문할 수도 없어 위조 서류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잦게 발생한다. 깁슨 씨는 “신분증도, 주택 등기 서류도 없이 누군가를 강제 퇴거시킬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법의 허점”이라고 비판했다.
조지아주 의회는 지난달 부동산 소유권을 이전할 때 신분증 없이도 등기가 가능한 허점을 노리는 ‘타이틀 사기’를 방지하는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내년부터 부동산 서류의 법정 효력을 인정받으려면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제시해야하고 공무원은 서류의 도용 여부를 꼼꼼히 확인할 책임을 진다.
다만 이 절차는 부동산 등기를 이전할 때 적용된다. 여전히 강제 퇴거를 요구할 때는 신분증 또는 주택 소유 증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 각 카운티는 재산 사기 관련 대책을 세우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피해 예방을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피해 사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ANF는 “주택 증서 위조 사기가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깁슨의 사례는 주 전역에 재산권 피해가 심각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