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를 분실한 한국의 60대 남성이 여학생들의 따뜻한 마음과 기발한 아이디어 덕에 카드를 찾을 수 있었던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JIBS 등의 보도에 따르면 60대 남성 한 모씨는 자주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분실하는 일을 겪었다.
처음에는 신용카드를 잃어버린 줄 몰랐던 한씨는 그날 밤 휴대 전화로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분실 카드로 누군가 편의점에서 300원을 결제했다는 내용이었다. 한씨는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가 빠져 나간 것으로 생각하고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다음 날이 돼서야 한씨는 옷 주머니에 있을 줄 알았던 신용카드가 없어진 사실을 깨달았다.
한씨는 “버스 내리면서 하차 태그를 하고 카드를 호주머니에 넣는다는 게 아마 넣지 못하고 떨어뜨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카드 분실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농협은행 제주도청지점으로 전화를 걸어 분실카드 등록을 요청했다. 그러자 은행 측에서는 “마지막 결제 장소가 편의점인데 한 번 가 보시는 게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한씨는 바로 그 편의점에서 비닐 지퍼 용기에 담겨 있는 잃어버린 카드를 찾을 수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분실된 신용카드를 찾아주려 편의점에서 300원 짜리 사탕을 구입한 여학생들의 사연이 알려졌다. 사진 JIBS 캡처
편의점 내부 CCTV를 확인해 본 결과, 여학생으로 보이는 2명이 이러저리 살피더니 막대 사탕 1개를 구입했다. 여학생들은 카드로 막대 사탕 가격을 결제하더니, 편의점 계산대에 무언가 놓고 떠났다.
알고 보니 여학생들은 카드 결제 알림 문자에 결제 장소가 표시된다는 점을 이용해 카드 주인을 찾아주려고 이런 행동을 한 것이었다. 한씨가 전달받은 비닐 지퍼 용기에는 카드와 함께 동전 300원도 들어 있었다.
편의점 직원은 “문자가 그분한테 가면 그분이 이 편의점이라는 걸 알고 찾으러 올 거라고 해서 결제를 하게 된 것”이라며 “착하기도 하고 양심적이기도 하고 저라면 그런 생각을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씨는 “어떤 물건을 습득하면 찾아주기보다 쓰레기통에 버리거나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라며 “요즘 세대에 보기 드문 그런 일이라서 감동이었다”고 여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