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미주 노선과 연계한 동남아·동북아 지역 환승 노선을 연계 운항한다. 항공업계에선 이번 연계 운항이 미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통합 승인을 받기 위한 마지막 작업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27일 인터라인(노선 연계운항)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국내 항공사와 인터라인 협약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라인은 특정 항공사가 다른 항공사의 운항 구간을 자신의 운영 노선과 연계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여행객 입장에선 여러 항공사의 운항 구간을 하나의 티켓으로 구매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환승할 때는 체크인을 다시 할 필요가 없고 수하물도 환승지에서 찾을 필요 없이 최종 목적지에서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항공사는 운항 노선 확대와 환승객 유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번 인터라인 협약으로 에어프레미아의 미주(뉴욕, LA, 샌프란시스코) 출발편 이용객은 인천을 거쳐 동남아나 동북아로 이동 시 대한항공 항공편까지 묶어 하나의 항공권으로 살 수 있게 된다.
에어프레미아 뉴욕 출발편은 대한항공의 도쿄·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베이징·상하이·홍콩·방콕 등 8개 노선과 연계된다. LA 출발편은 방콕·호찌민·마닐라·싱가포르 등 4개 노선, 샌프란시스코 출발편은 싱가포르 노선과 연결된다.
이밖에 에어프레미아는 상반기 중 미국 5위 항공사인 알래스카 항공과 인터라인 협정을 체결해 미국 내 환승 노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번 대한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인터라인 협약을 미국 법무부(DOJ)로부터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한 마지막 작업으로 보고 있다. DOJ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미주 13개 노선 중 5개 노선(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뉴욕·LA·시애틀)에 독점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대한항공이 합병 승인을 받아내기 위해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운항을 도와 DOJ의 독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이밖에 에어프레미아가 운영 중인 보잉 787-9 항공기와 조종사 등 운영 인력 지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기업 결합과 관련해 마지막 관문인 미국 경쟁 당국의 승인을 낙관하고 있다.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는 지난 17일 중앙일보와 만나 “사실상 (합병에 대한) 승인이 난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며 “합병 관련 마지막 절차가 남은 미국의 경우 법무부(DOJ)가 소송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양사의 합병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에서 승인을 마친 상태다. 미국의 경우 정확히는 승인 개념보단 합병 절차 검토 종결이다. 항공업계에선 이르면 다음 달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