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보조금 유지에 부정적
메디케이드 전면 확대 소극적인
조지아 등서 의료 위기 닥칠 듯
조지아주의 오바마케어(ACA·건강보험개혁법) 가입자가 크게 증가했지만 내년 연방 보조금 지원이 중단되면 또다시 무보험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영리단체 카이저패밀리재단(KFF)은 28일 조지아주 내 오바마케어 가입자가 130만 5114명을 기록, 4년만에 181.3%가 늘었다고 밝혔다. 전국적으로도 2020년 1100만 명에 비해 두 배 가량 증가한 2100만 명이 오바마케어를 통해 보험에 등록했다.
ACA 가입자가 늘어난 데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는 연방 보조금 확대다. 바이든 정부는 2021년 미국구조계획법(ARP), 2022년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을 연달아 통과시키며 건강보험료 세액공제 등의 정부 보조금 소득 기준을 대폭 완화했다.
소득이 연방정부 빈곤선의 4배(2023년 1인 가구 기준 연 5만 8320달러)를 넘지 않으면 모두 지원 대상이다. KFF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2020년간 오바마케어 상담 프로그램에 연간 10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한 데 비해 바이든 정부는 올해 1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단되었던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 ‘메디케이드’ 수혜자 재심사가 지난해 재개된 것도 오바마케어 등록자 증가에 한몫했다. 지난달 조지타운 대학 아동가족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메디케이드 전국 탈락자의 25%인 340만 명이 오바마케어에 가입했다.
문제는 올해 대선 이후 연방 보조금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보조금 지원정책은 내년 말 종료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ACA 제도 자체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브라이언 블라세 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보건 정책 담당자는 “납세자로 하여금 보험료 보조금을 내도록 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정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캠프 대변인인 캐롤라인 레빗은 오바마케어 보조금 존속 여부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유권자들은 오바마케어 보험료 지원을 ‘의료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있다. KFF가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지 정당과 무관하게 유권자 10명 중 7명이 오바마케어 지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민주당의 90%, 무당파의 73%, 공화당의 57%가 재정 지원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오바마케어 보조금 지원이 폐지 또는 축소될 경우, 피해는 남부 주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KFF는 “메디케이드 전면 확대에 동참하지 않은 조지아, 텍사스, 사우스 캐롤라이나 등은 모두 남부 지역”라며 “무보험 비율이 높은 이 곳에서 오바마케어 보조금이 폐지되면 최소한의 의료 안전망도 없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