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계(AAPI)여성들이 백인 남성에 비해 적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여성인권 운동을 전개하는 비영리단체 전미여성법률센터(NWLC)는 최근 아태계 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해 아태계 여성이 겪는 임금 격차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AAPI 여성과 백인 남성 간의 평균 임금 격차는 7%에 달했다. 이는 백인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같은 시간 동안 같은 노동을 하는 AAPI 여성은 93센트를 번다는 것. 이를 40년간의 커리어를 쌓는다고 가정하면 평생 10만 달러 이상의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한인 여성의 평균 소득은 6만5467달러로 백인 남성과의 격차는 5%였다. 이를 평생 소득으로 환산하면 차이는 14만8440달러에 달한다. 일본계 여성의 평균 소득은 6만6597달러로 한인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심각한 임금 격차를 겪고 있는 인종은 대부분 동남아시아계로 알려졌다. 미얀마계, 캄보디아계, 라오스계 등은 모두 백인 남성과 비교했을 때 70%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고 있고 이 때문에 평생 소득의 격차 또한 100만 달러 이상이었다.
가장 큰 임금 격차를 보인 것은 부탄계. 이들의 평균 소득은 3만3903달러로 백인 남성소득의 절반 이하였다. 평생 소득의 격차는 140만 달러를 넘어섰다.
사라 자베이드 NWCL 연구분석관은 “아시아계 여성들이 겪는 차별은 본인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며 아태계 내부에서도 훨씬 더 심각한 임금 격차를 겪는 인종이 있음을 지적했다.
NWCL은 이러한 임금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임금 투명화법’을 내놨다. 고용주가 구인 공고를 낼 때 반드시 임금 최저 수준과 최대 수준을 공표하도록 하는 법이다.
자베이드 연구분석관은 “임금 격차는 서로가 서로의 임금을 모를 때 생겨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임금 격차를 줄이려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며 “단 한 가지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계, 대만계, 인도계, 말레이시아계 등은 백인 남성과 비교했을 때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LA지사 조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