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어떤 업무까지 해낼 수 있을까. 기업의 대표가 되는 것도 가능할까.
뉴욕타임스는 28일 ‘만약 AI가 당신의 업무를 할 수 있다면, 아마도 당신의 CEO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인공지능이 경영을 총괄하는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에 대한 견해와 현실을 소개했다.
IBM의 전 고위 컨설팅 파트너인 사울 버먼은 “인공지능으로 인한 변화는 높은 전략적 결정을 하는 지위에서도 말단직과 다름없거나 더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만든 온라인 학습 플랫폼 에드엑스(edX)가 지난해 7월 CEO 등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CE0의 역할을 AI로 대체할 수 있다고 답했다.
중국 기술기업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2017년 4월 중국에서 열린 한 기업가 콘퍼런스에서 로봇은 인간보다 민첩하고 합리적이며 분노와 같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며 “30년 안에 로봇이 (미국 주간지) 타임 표지에 최고의 CEO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직원이 5000명에 이르는 중국 온라인 게임업체인 넷드래건 웹소프트는 2022년 ‘탕유’라는 이름의 이른바 ‘AI 중심의 순환직 CEO'(A.I.-driven rotating C.E.O.)를 임명했다. 회사를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하는 업무 공동체로 변화시켜 나가는 정책의 일환이었다.
폴란드 주류업체인 딕타도르는 지난해 11월 휴머노이드 개발사 핸슨 로보틱스와 함께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로봇 CEO ‘미카’를 맞춤 제작해 공개했다.
미카는 구직·구인 소셜네트워크 링크트인에 올린 글에서 자신은 “조직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편견 없고 전략적인 선택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AI가 리더를 맡는 것에 대한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내놓았다.
컨설팅기업 콘페리의 비네이메논은 “(이전과) 같은 수의 리더가 필요하진 않더라도 여전히 리더십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테네오의 전무이사 션 얼리는 AI가 경영 업무를 맡을 경우 인간이 CEO일 때보다 책임 소재를 가리는 일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인간의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AI가 악용될 수 있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