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는 가격으로 즐겨찾던 패스트푸드의 가격이 너무 올라 이제는 미국인의 80% 가까이가 패스트푸드를 ‘사치스럽다’(luxury)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대출 업체인 렌딩트리가 최근 성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의 78%가 패스트푸드 가격이 너무 비싸 ‘사치’로 간주한다고 답했다. 미국인 4명 중 3명꼴로 1주일에 1번 패스트푸드를 먹지만, 62%는 오르는 가격 때문에 먹는 횟수를 줄였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65%는 지난 6개월간 비싼 패스트푸드 가격 때문에 놀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렌딩트리는 “버거는 새로운 버킨(Birkin)?”이라는 표현을 쓰며 비싸진 햄버거를 비싼 명품 가방에 비유했다.
설문에 참여한 연간 소득이 3만 달러 미만인 저소득층(71%), 어린 자녀를 둔 부모(58%), Z세대(58%) 등이 요즘의 패스트푸드 가격을 비싸게 여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67%는 패스트푸드가 집에서 먹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생각하지만, 75%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답했다. 또 46%는 패스트푸드가 로컬 식당과 가격이 비슷하다고 느꼈으며, 심지어 22%는 패스트푸드가 더 비싸다고 답했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패스트푸드 가격은 2017년 대비 현재 41% 올랐으며, 소비자 물가지수(CPI) 조사에서도 35.9%를 기록, 패스트푸드 가격 인상률이 인플레이션을 앞질렀다.
패스트푸드의 가격이 오르자 ‘쉽고 저렴한 한 끼 식사’로 집밥을 선호(56%)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지만, 28%는 여전히 패스트푸드를 선택한다고 답했다.
싱크탱크 맥아이버 연구소의 댄 오도넬 칼럼니스트는 최근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맥도널드 치즈버거와 칙필레 너겟과 같은 기본 품목의 가격은 5년 동안 200%나 올랐다”며 패스트푸드 고객층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산층 가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도넬 칼럼니스트는 이어서 “패스트푸드 고객은 일반적으로 빠르고 저렴한 식사에 의존하고 대부분 어린 자녀가 있는 저소득층”이라며 식사 비용이 2배 가까이 올라 가족 부양을 위해 돈을 더 벌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