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열된 고기, 저온살균 우유·계란은 안전
가금류뿐 아니라 포유류에까지 전염되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5N1) 감염이 지난달부터 전국 젖소 축사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번째 인체 감염자가 나와 조지아주 방역 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0일 미시건주에서 젖소에 노출돼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례 1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번에 확인된 감염자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인플루엔자 감염 증상과 유사해 보건 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앞선 감염자 2명의 경우 결막염 증세만 있었으며, 호흡기 감염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방 농무부(USDA) 조사에 따르면 30일 기준 전국 H5N1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전국 9개 주 총 67건 확인됐다. 조지아에 인접한 노스 캐롤라이나주에서 지난 4월 변종 H5N1 바이러스에 감염된 젖소가 발견됐지만, 아직까지 조지아 내 확진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소비자들이 크게 우려하는 유제품 안전에 대해 주 보건부(DPH)는 “고기를 가열해 조리하거나 저온살균 처리를 거친 우유나 계란은 바이러스 위험이 없다”고 밝혔다. 시중에 유통되는 99%의 유제품이 살균을 거친다.
다만 살균 과정을 생략한 생우유, 생치즈는 심각한 미생물 감염 우려가 있다고 보건 당국은 경고했다. 조류독감 권위자인 시마 락다왈라 에모리대학 교수는 “생우유는 H5N1 바이러스 외에도 다양한 병원체를 포함하고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 최대 축산업지 중 하나인 조지아의 경우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주 전역에서 젖소 9만 2000여 마리, 육우 10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다.
가장 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은 축산업 종사자들이다. 지난 4월 텍사스주의 한 주민이 H5N1에 감염된 젖소에 노출된 후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을 보여 동물과 사람 간 감염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CDC는 축사 노동자로 하여금 젖소와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는 보호 장구를 착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락다왈라 교수는 “젖소 착유 작업은 주로 노동자의 얼굴 높이에서 진행된다”며 “조류 독감에 감염된 소의 우유가 눈에 닿아 감염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