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고지혈증 치료제 스타틴(statin)이 염증 단백질을 차단, 만성 염증으로 인한 특정 암 발병 경로를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대 의대·매사추세츠 종합 암센터 숀 데메리 교수팀은 31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스타틴의 하나인 피타바스타틴(pitavastatin)이 세포·동물·인간 조직 샘플 연구에서 염증 단백질 인터류킨-33(IL-33)을 차단, 피부암과 췌장암 발병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데메리 교수는 “만성 염증은 암의 주요 원인”이라며 “이 연구에서 환경 독소가 피부와 췌장에서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과정을 조사하고, 이런 경로를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차단하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먼저 세포 기반 실험을 통해 알레르기 유발 항원과 화학 자극 물질 같은 환경 독소에 세포가 노출되면 IL-33 단백질 생성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신호 경로(TLR 3/4와 TBK1-IRF3 경로)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두 경로가 활성화되면 IL-33 단백질이 생성되고, 이는 피부와 췌장에서 염증 반응을 일으켜 암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어 미국 식품의약청(FDA) 승인 약물 라이브러리를 검색해 피타바스타틴이 TBK1-IRF3 신호 경로가 활성화되는 것을 차단, IL-33가 발현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피타바스타틴은 생쥐 실험에서 환경 독소로 인한 피부와 췌장의 염증을 억제하고 염증 관련 췌장암 발생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췌장 조직 연구에서는 만성 췌장염 및 췌장암 환자의 샘플에서 IL-33이 정상 췌장 조직보다 과도하게 발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북미·유럽 주민 2억 명 이상의 전자 건강기록 분석에서는 피타바스타틴 복용과 만성 췌장염 및 췌장암 위험의 유의미한 감소 사이에 연관성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피타바스타틴으로 IL-33 생성을 차단하는 것이 만성 염증과 그에 따른 특정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데메리 교수는 “앞으로 스타틴이 간과 위장관의 만성 염증에서 암 발생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조사하고, 암을 일으키기 쉬운 만성 염증을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을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Park JH et al., ‘Statin prevents cancer development in chronic inflammation by blocking interleukin 33 expression’, https://doi.org/10.1038/s41467-024-484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