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와 직원의 연봉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기업 임원 보수 통계업체인 이퀼라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S&P500에 상장된 기업의 2023년 연봉 중간값이 1630만 달러였다. 이는 2022년에 비해 12.6%나 상승한 수치다. 2022년엔 전년 대비 상승률이 0.9%였던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 폭이다.
일반 직원의 연봉도 상승했지만, CEO에 비하면 훨씬 작았다. 2023년 일반 직원 연봉 중간값은 전년보다 5.2% 상승한 8만1467달러였다. 다시 말해, CEO 연봉이 150만 달러(12.6%) 증가할 때 직원은 4300달러(5.2%) 증가에 그쳤다는 의미다.
2023년 기준 CEO와 직원의 연봉 차이는 196배에 달했다. 2022년의 185배였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CEO의 연봉이 가파르게 상승한 이유는 주식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대부분의 CEO는 주가에 따라 보너스를 받거나 컴펜세이션에 스톡옵션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이퀄라의 분석결과 CEO 연봉의 70%가 주식 기준 보상이었고 중간값은 940만 달러였다. 전년 대비 10.7% 상승한 것. 지난해 S&P500 상장기업의 주가가 평균 24%가 오른 것을 고려하면 CEO 연봉 증가의 주요 원인은 상승한 주가로 볼 수 있다.
CEO와 일반 직원의 엄청난 연봉 격차가 직원들의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 3년 동안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서 급여가 늘었다고 해도 실질 소득은 큰 차이가 없거나 후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가계지출은 2021년보다 한 달에 1000달러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소득은 1109달러 오른 것을 고려하면 늘어난 소득을 모두 다 써야 같은 동일한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CEO가 200배나 많은 연봉을 받는다면 상대적 박탈감과 직원들의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해당 조사에서는 상상을 뛰어넘는 일부 CEO들의 연봉도 화제가 됐다. S&P500 기업의 CEO 중 최고액의 연봉을 받은 것은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호크 탄 CEO. 그의 2023년 연봉은 1억6180만 달러였고 일반직원 연봉의 510배였다. 2위는 소비자 신용 분석업체 페어 아이작 코퍼레이션의 윌리엄 랜싱 CEO로 6630만 달러를 받았다. 3위는 6320만 달러를 받은 애플의 팀 쿡 CEO로 조사됐다.
LA지사 조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