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용의자 2명 중범죄 전력…총기소지 불법
버스 납치범은 푸드코트 총격 목격자로 행세
11일 다운타운 피치트리센터 푸드코트 총격사건과 귀넷 대중교통 버스 납치에 더해 오늘 폭발물 협박 사건이 이어지는 등 애틀랜타가 연이틀째 어수선한 분위기다.
애틀랜타 경찰(APS)은 12일 오전 10시쯤 하루전 푸드코트 총격 사건이 벌어진 피치트리센터에서 가까운 건물(230 Peachtree St)에 폭발물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폭발물 탐지반(K-9)을 비롯, 관련 팀들을 투입해 조사에 나섰다.
현장을 수색한 결과, 경찰은 폭발물과 같은 위협 요인이 없다고 판단, 정오쯤 건물 대피 명령을 해제했다. 경찰은 이후에도 폭발물 위협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이 수색한 건물은 하루 전 34세의 제레미 말론이 총격을 가해 3명이 부상을 입은 푸드코트 건물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다. 이 건물에는 국무부 여권발급센터와 영사업무국 등이 있다.
▶총격·추격전 ‘범죄도시’ 방불= 11일 오후 2시 15분 대한민국 애틀랜타 총영사관이 입주해 있는 피치트리센터에 있는 푸드코트(The Hub)에 용의자 제레미 말론이 들어와 그레이슨에 거주하는 47세의 한 남성과 잠깐 말다툼을 벌인 뒤 총으로 쏘았다.
그는 이어 식당에 있던 69세, 70세 여성에도 총격을 가해 부상을 입혔다. 용의자 역시 현장에 있던 비번 경찰의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총격 사건 2시간쯤 후 귀넷 대중교통 버스를 납치한 인질극이 1시간 가량 벌어졌고, 승객 1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애틀랜타 다운타운의 시청 전철역 근처에서 귀넷 버스 운전사와 승객 16명이 인질로 잡혀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용의자 조셉 그라이어가 버스에 탄 직후 곧 한 남성과 다툼을 벌였고, 이 남성이 총을 꺼내자 그라이어가 빼앗아 승객들을 쏘기 시작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1분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들을 본 그라이어가 운전사를 몰아내고 버스를 탈취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I-85 고속도로와 지미카터 불러바드로 3개 카운티 관할지역을 가로질러 추격전이 이어지며 애틀랜타 경찰 외 디캡 카운티 경찰과 경찰특공대(SWAT) 등이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도주하던 버스가 도로 위 차량 여러 대와 충돌했고 결국 추격전은 45분만에 막을 내렸다. 경찰은 버스에서 심한 총상을 입은 승객 1명을 발견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으나 끝내 사망했다.
▶문제는 총기규제·정신건강= 버스 납치 용의자인 그라이어는 특수 폭행, 총기 불법 소지 등의 혐의로 19번 체포된 전력이 있으며, 2011년 10월부터 2014년 11월까지 3년 1개월간 조지아주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이후 또 폭행 범죄를 저질러 2019년 6월부터 2020년 9월까지 1년 3개월 수감됐다. 지난해 2월에는 총기 불법 소지 혐의로 3개월간 구속됐다.
푸드코트 총격범인 말론 역시 11번 체포된 전력이 있다. 안드레 디킨스 애틀랜타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두 사건 모두 총을 가지면 안되는 사람의 손에 총기가 쥐어졌다”고 지적했다. 중범죄자의 총기소지는 금지돼 있다.
정신건강 문제도 제기됐다. 디킨스 시장과 쉬어바움 경찰국장 모두 “버스 탈취 사건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주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나는 조울증이 있다”고 소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그라이어는 버스를 탈취해 도주극을 벌이기 30분 전 푸드코트 총격이 벌어진 피치트리센터 교차로에서 현장에 출동한 보도진과의 5분 정도의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그는 방송 리포터에게 “내게 총이 없어서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30분 뒤 경찰은 한 남자가 총으로 위협해 17명의 인질을 잡고 버스를 탈취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