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북 치고 장구 치고 한다”라는 표현이 있다. “혼자서 이것저것 다 알아서 잘 한다”라는 뜻이다. 사회가 비교적 간단하게 돌아가던 과거에는 “북 치고 장구 치는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점점 문명이 발달하면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일이 힘들어지는 것 같다. 혼자 이것저것 다 잘 하기는 세상이 너무 복잡해진 것이다.
의료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옛날에는 의사라고 하면 모든 병을 다루는 것처럼 알려졌지만, 지금은 의료분야가 세분화되었다. 현대에는 폭넓은 의료 분야에 대해 전부 마스터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므로 많은 전문 분야가 필요한 것이다.
미국의 의료보험에서도 의사를 분야별로 흔히 구분하는데, 크게 나누어 ‘주치의’ (Primary Care Physician: PCP) 및 ‘전문의’ (Specialist)로 구분된다. 미국의 메디케어 시스템에서는 주치의와 전문의가 어떻게 구분이 되는지 알아보자.
‘구분표’씨는 성격상 뭔가를 확실하게 구분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다. 그는 몇 년 전 오리지날 메디케어 혜택을 받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메디케어 파트 C (일명 Medicare Advantage) 플랜에 가입해 있다. 해마다 연말이 다가오면 좀 더 좋은 메디케어 파트 C 플랜을 찾아 바꾸어 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말에 플랜을 바꾸고 나서는 조금 달라진 것이 있었다. 작년까지는 심장 전문의사에게 바로 가면 “주치의에게서 추천서 (Referral) 를 받아 오셔야 하겠는데요”라고 요구했었는데, 올해에는 그런 걸 요구하지 않아 의아스럽게 느꼈다.
‘구분표’씨는 ‘주치의’와 ‘전문의’가 무엇을 뜻하는지 대강은 희미하게 알고 있었지만, 딱 부러지게 이해하고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이 두 가지를 명확하게 알아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머리에 스쳤다.
그렇다. 미국 의료보험 시스템에서는 의사들을 크게 나누어 ‘주치의’ (Primary Care Physician: PCP) 및 ‘전문의’ (Specialist Doctor)로 구분하고 있다. 미국에서 쓰이는 ‘주치의’와 ‘전문의’의 개념이 한국의 의료계에서 쓰이는 그것과 좀 차이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쓰이는 ‘주치의’와 ‘전문의’의 개념을 미국 의료계에서 쓰이는 개념에 그대로 대입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을 듯하다.
좌우간 미국의 의료보험업계어서 ‘주치의’이라 함은 대개 내과의사(Internal Medicine Doctor), 가정과의사 (Family Doctor), 일반의사 (General Doctor), 소아과의사 (Pediatrician Doctor) 등등을 보험회사가 “Primary Care Physician” 라고 지정해 놓고 그렇게 부르는 명칭이다.
반면에 ‘전문의’ (Specialist Doctor)이라 함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심장 전문의사, 이비인후과의사, 피부과 의사, 외과의사 등등을 말하는데, 그 분야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보험회사가 보험의 운영에 알맞게 하려고 정해 놓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보험 가입자들이 의료비를 적게 쓰면 보험회사에는 그만큼 이익이 된다. 따라서 보험 가입자들의 질병치료가 효율적으로 이루어 지면 의료비 지출이 적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주치의’와 ‘전문의’를 구분해 놓고 가입자에게 질병이 생기면 우선 ‘주치의’가 전체적인 질병 상태를 종합적으로 맨 먼저 보고나서 필요하면 ‘전문의’에게 치료를 받게 하면 좀더 효율적으로 운영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주치의’에 속하는 내과의사, 가정과의사, 소아과의사들도 모두 특별한 분야를 전공한 전문의사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주치의가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기를 기대하는 의료 시스템에 의해 그렇게 구분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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