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낙태권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지난해 1월 이후 15개월 동안 미국 내에서 다른 주로 원정낙태를 선택한 산모가 17만명이 넘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치매체 더힐은 16일 낙태권 옹호 단체인 구트마허 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3월까지 미국에서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다른 주로 이동한 사람이 17만1천300명에 이른다고 보도헀다.
구트마허 연구소는 해당 기간 미국 내에서 임상의가 제공한 낙태 시술이 1백만건에 달했으며 이 중 15% 이상이 원정낙태로 추정된다고 추산했다.
이러한 수치는 2020년 이후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일부 주에서 진료에 대한 접근이 얼마나 어려워졌는지를 보여준다고 구트마허 연구소는 지적했다.
연구소는 또한 이 기간 이뤄진 낙태의 3분의 2 정도가 약물을 통해 낙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소의 데이터 과학자인 아이작 매도우 지메는 성명에서 “원정낙태는 개인에게 재정적으로나 이동상의 어려움 등을 감수하도록 요구한다”면서 “사람이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수백, 수천마일을 이동해서는 안된다”다고 강조했다.
미국 14개 주는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이 지난 2022년 낙태를 헌법 권리로 보호했던 판결을 뒤집은 이후 낙태를 거의 완전히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캔자스주와 뉴멕시코주와 같이 낙태를 거의 전면 금지하고 있는 주와 접한 주에서 원정낙태 건수가 많이 늘어났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접 주들보다 비교적 낙태가 쉬웠던 플로리다주는 지난달부터 ‘임신 6주 후 낙태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오는 11월 대선 때 주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한 개정안도 표결에 부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임신 6주 후 낙태금지법’은 폐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