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자녀 55만명 혜택…3년 노동허가증 발급
다카 수혜자에 취업비자 신속 발급 조치도 시행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시민권자 가족이 출국하지 않고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행정조치를 시행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다카'(DACA) 12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시민권자 가족 보호 조치’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새로운 조치는 비시민권자 배우자와 자녀가 출국하지 않고도 합법적인 영주권을 신청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시민권자 배우자와 자녀가 영주권을 신청할 경우 절차상 출국을 요구받을 수 있는데, 이때 재입국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가족들은 헤어지게 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이번 조치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올해 6월 17일 기준 미국에 10년 이상 거주하고,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한 상태여야 하며, 모든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조치에 해당하는 대상자들이 미국에 거주한 기간은 평균 23년이다.
국토안보부(DHS)가 신청서를 검토한 후 시민권자와 결혼한 배우자와 자녀는 최장 3년 기한의 노동허가증을 발급받고, 그 기간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또 이 기간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머무를 수 있다. 올 여름 중 신청이 시작되며, 추가로 필요한 사항들은 연방관보에 공지된다.
백악관은 이번 행정조치로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 50만여명과 21세 미만의 비시민권자 자녀 약 5만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날 다카 수혜자 중 미국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관련 분야에서 미국 고용주로부터 취업 제안을 받은 DACA 수혜자에게 취업 비자를 보다 신속하게 발급하는 조치도 시행된다.
구체적으로는 다카 수혜자와 서류미비자가 취업비자를 받아 신분을 안정화할 수 있는 ‘D-3웨이버’, 즉 212(d)(3) 면제 지침을 명확히 한다는 내용이다. 미국을 떠나 취업비자를 신청하면 다카 수혜자나 서류미비자는 입국이 불허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들이 D-3웨이버를 받아 재입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정책에 대해 라틴계 유권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NBC뉴스의훌리오바렐라 칼럼니스트는 이번 발표가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대담한 이민 조치”라며 “두 번째 임기를 위해 라틴계 유권자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이달 초 바이든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 미국에 입국한 망명 신청자 수가 일정 숫자를 넘으면 국경을 폐쇄한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뒤 라틴계 유권자들의 비난을 받았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