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자가 배우자의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영주권이 거절돼도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 것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24일 연방대법원은 6대 3으로 ‘미국 시민권자라고 해서, 외국인 배우자를 미국으로 입국하도록 하는 것이 기본권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노동법 변호사 샌드라 무뇨즈가 국무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한 결정이다.
무뇨즈는 2010년 엘살바도르 출신 루이스 아센시오 코데로와 결혼했고, 배우자 비자를 신청했다. 이 부부는 이민서비스국(USCIS)에 이민청원서를 제출해 승인받았지만, 남편이 불법입국자였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받을 수는 없는 처지였다. 따라서 그는 비자 인터뷰를 하기 위해 엘살바도르 주재 미국 영사관으로 이동했는데, 인터뷰에서 이민비자가 거절됐다.
무뇨즈는 당시 미 영사관이 남편의 비자를 거부할 때 사실적이고 합리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이 때문에 시민권자인 자신의 헌법상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영사관은 남편인 코데로가 국제적 갱조직의 문신과 유사하다는 점 등을 들어 이민비자를 거부했는데,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 원고 측 설명이다.
당초 연방법원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항소법원에서는 무뇨즈의 손을 들어줬었다. 그러나 연방정부가 낸 상고에서 연방대법원은 국무부가 기본권인 혼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에이미 코닛 배런 판사는 “배우자의 이민비자를 받는 것까지 기본권으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뉴욕지사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