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암연구소 연구 결과…수명 연장에 도움 안돼
비타민 효능도 있지만 식단으로 영양 섭취 권장
종합 비타민제를 챙겨먹는 것이 건강과 수명 연장에 도움이 안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 암 연구소(NCI)의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원들은 최근 “수명 연장을 위해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지난 26일 게재됐다.
이번 연구를 위해 NCI의 에리카 로프트필드 박사와 동료들은 미국 성인 20여년간 누적된 약 4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의 중간 나이(모든 참가자를 연령순으로 나열할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나이. 평균 나이와는 다른 개념)는 61.5세, 만성 질환 병력이 없는 대체로 건강한 사람들로 구성했다.
그 결과 매일 종합 비타민제를 먹었을 때 심장병이나 암과 같은 다른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연구 기간 초기 참가자 39만여명 중 약 16만 5000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매일 종합 비타민제를 먹은 건강한 사람들은 비타민을 먹지 않은 사람들보다 연구 기간 사망할 확률이 되려 4% 더 높았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종합 비타민이 초래할 수 있는 해로움을 반영하거나, 사람들이 심각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종합 비타민제를 복용하기 시작하는 경향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은 그러면서 “비타민·미네랄 같은 영양 보충제의 유행에 동참해 돈을 낭비하지 마시라”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 연구는 기존에 비타민 결핍증이 있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따로 분석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논문과 함께 게재된 비평(논문 검토)의 공동 저자인 조지 워싱턴대학 의대 교수 닐 바나드 박사는 “비타민이 특정 경우에는 유용하다”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선원들은 비타민 C로 괴혈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또 베타카로틴, 비타민 C와 E, 그리고 아연은 시력상실로 이어질 수 있는 노화 관련 황반변성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예방의학 전문가인 제이드 A.코번 박사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이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일반적으로 종합 비타민이 여러분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많은 종합 비타민제가 비싸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이 피할 수 있는 지출”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을 포함해 필요한 영양 성분을 식단에서 섭취하라고 입을 모았다. 코번 박사는 “채소와 통곡물 또는 콩류 섭취를 늘리고, 붉은 고기 소비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