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버지니아의 한 백인 부부가 흑인 아동을 여러 명을 입양해 창고에 가두고 노예로 부렸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27일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시슨빌에 사는 도널드 레이 랜츠(63)와 진 케이 화이트페더(62) 부부는 지난해 10월 아동학대, 인신매매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부부의 범행은 당시 한 이웃 주민이 “창고에 10대 아이 두 명이 갇혀 있다”고 신고하면서 드러나게 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창고에 11·14세 자녀가 갇혀 있는 것을 확인했고, 이 밖에 6·9·16세 자녀들이 주거지 등에서 발견됐다.
아이들이 발견된 창고에는 작은 휴대용 변기만 놓여 있었으며, 내부에 전등이나 급수 시설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두 아이는 부모가 매트리스 없이 콘크리트 바닥에서 자라고 강요했다며, 아이 중 한 명은 식사 후 12시간 동안 창고에 갇혀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 아이 모두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고, 씻지 못해 몸에서 심한 냄새가 났다고 한다.
아울러 주거지 내부에서 발견된 9세 소녀는 높이가 약 4.6m인 다락방에서 혼자 울고 있는 채 발견됐고, 6세 딸은 부부의 교회 지인들과 함께 있었다고 한다.
이웃들은 “아이들이 농장에서 노동할 것을 강요당했다”며 “아이들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현재 부부는 미성년 아동 인신매매, 강제 노동에 미성년 아동을 이용한 행위, 심각한 신체적 부상이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는 아동 방치 등 16개 혐의로 기소돼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재판은 9월 9일로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화이트페더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아이들이 창고에 있는 걸 ‘클럽하우스’라고 부르며 좋아했다”며 “단순한 오해”라고 주장했다.
카나와 카운티 검찰은 이들 부부가 워싱턴주에 살다가 아동 학대 및 방치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자 이사했다는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당초 이들 부부에게는 각 20만 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돼 부부는 집과 목장 등을 팔아 보석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자금은 (자녀들의) 강제노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보석금을 상향 조정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에 법원 부부의 보석금을 각각 50만 달러로 올렸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