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절반 “1년전보다 재정 더 악화”
“인플레 초래 후보 누군지 이미 정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조지아주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 생활비 급등 등 경제 관련 이슈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애틀랜타 저널(AJC)과 조지아대학(UGA)이 지난 1~10일 유권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오차 범위는 3.1%포인트다.
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으며, 유권자들은 인플레이션 책임을 누구에게 묻는지에 따라 지지 후보를 정했다. 여기서 이념적 노선과 당파적 노선으로 나뉘었다.
가장 중요한 이슈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약 42%는 경제, 26%는 생활비, 16%는 일자리라고 답했다.
유권자들의 이같은 관심사는 트럼프의 ‘성추문 입막음’ 혐의에 대한 뉴욕 법원의 유죄 판결, 트럼프의 2021년 의사당 점거 폭동 선동,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등에 관한 질문을 압도했다고 AJC는 보도했다. 또 바이든의 국경 관리 정책보다 경제 관련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치솟았으나 미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사정이 나았다고 일반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AJC는 “유권자 중 일부만이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을 느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유권자들은 경기 지표와 자신의 상황이 차이를 보인다고 답했다. 가령 지난해 통계로는 실업률이 낮고 전반적으로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응답자 중 절반은 실생활에서 그렇게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작년 한 해 조지아를 포함 미국 경제는 탄탄한 성장세를 누렸지만 응답자의 약 50%는 1년 전보다 지금이 재정적으로 더 악화됐다고 답했다. 19%만이 형편이 좋아졌다고, 33%는 재정 상태가 거의 비슷하다고 답했다.
조지아 고소득자들도 비슷하게 답했다. 15만 달러 이상 소득자 중 약 49%는 1년 전보다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37%는 내년에 경제가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응답자는 경제 성장을 나타내는 통계를 믿지 못한다고 답했다. 가장 비관적인 유권자 그룹은 젊은층, 백인, 저학력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연구 전문 기업 ‘레베리오 랩스’의 루자이나 앱델와헤드 이코노미스트는 “젊은층이 인플레이션, 학자금 부채 등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조사 결과와 일치한다. 헤드라인 경제지표는 장밋빛으로 보이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미묘한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흑인 유권자들은 백인들보다는 낙관적이지만 인플레이션보다 실직을 더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흑인 유권자는 “트럼프 집권 당시 우리 회사는 직원들을 해고했다”며 바이든에게 투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흑인 실업률은 항상 전국 평균보다 높았으며, 경기가 침체되면 흑인 실업률이 가장 먼저 치솟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공화당 지지자들보다 경제에 더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와 바이든 지지자들은 인플레이션을 서로의 탓으로 돌렸다. AJC는 유권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정부 탓으로 돌리며, 어느 후보가 책임이 있는지 이미 정했다고 덧붙였다.
27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첫 대선 후보 토론에서도 경기 문제는 화두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자유낙하하던 경제’를 물려받았다고 언급하며 “경기가 무너졌다. 일자리가 없었고, 실업률이 15%까지 올라갔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민주당 정책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 불법체류자들에게 돌아간다”고 ‘거짓’ 주장하며 “내가 팬데믹 이전에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창조했다”면서 물가 상승은 바이든 탓을 했다.
윤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