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전역의 레고 전문 판매점을 노리는 절도 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CNN 방송이 29일 전했다.
레고 제품은 1세트당 가격이 100달러에서 1천달러에 이르는 데다 재판매할 경우에도 원래 가격에 가까운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절도범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5시께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루미타의 한 레고 매장에는 한 무리의 도둑들이 출입문의 유리를 깨고 들어와 약 5천∼7천달러 상당의 레고 제품을 싹쓸이해갔다.
이 가게 주인인 미겔 주니가는 당시 이들이 침입하자마자 매장에 설치된 보안시스템이 작동해 자신이 10분 이내에 도착했지만, 도둑 일당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고 전했다.
이 매장 내 CCTV 영상을 조사한 LA 카운티 보안관실의 캘빈 마 경감은 “영상을 보면 범인들이 특정 레고 세트를 노리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그들은 희귀하거나 소장 가치가 있는 고가의 세트를 원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LA경찰국이 압수한 레고 절도품. LAPD제공
이달 초 LA 경찰국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여러 매장을 돌며 레고 수천 개를 훔친 일당 중 2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훔쳐서 보관 중이던 레고 세트 2천800여개를 회수했다.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범죄 전문가들은 레고 세트가 유명 브랜드 청바지나 핸드백, 디자이너 신발, 애플 기기 등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물품 10위 안에 든다고 말한다.
심지어 레고 세트 재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매장도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캔자스주 위치토 경찰서의 재산범죄국장 케이시 슬로터는 “레고 장난감은 우리 지역에서 빈번하게 도난당하는 품목 중 하나”라며 “도난당한 레고는 어디서 훔쳤는지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에 절도범들에게 쉬운 수익원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어린이부터 노인 세대까지 레고의 수요층이 넓고 꾸준하다는 점도 레고의 판매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18일 도난당한 레고 매장의 당일 첫 손님은 가장 비싼 레고 세트를 조립한 뒤 이 매장을 다시 찾은 71세의 노인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