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된다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에서 진행되고 있는 ‘2020 대선 뒤집기’ 재판은 어떻게 될까.
애틀랜타 저널(AJC)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첫 번째 대통령 후보 TV토론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트럼프가 다시 집권하면 패니 윌리스 풀턴 검사장에게는 2개의 선택이 있다”고 5일 보도했다. 2가지 선택이란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재판을 미루거나 연방 대법원까지 가는 것을 무릅쓰고 재판을 강행하는 것이다.
트럼프와 그 측근 18명은 바이든에 패배한 2020년 조지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한 혐의로 지난해 기소됐다. 트럼프는 2021년 1월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 전화해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표를 찾아내라”는 취지의 압력을 행사했다.
중범죄로 기소된 자가 대통령이 된 전례가 없기 때문에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어떻게 될 지 법률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다만, 지난주 ‘대통령의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임기 후에도 기소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은 트럼프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조지아 재판만은 남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이 없으며, 대통령은 연방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기소 전인 혐의에 대해 ‘셀프 사면’할 수도 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셀프 사면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연방 형사 기소 사건 2건을 종결한다고 하더라도 조지아 재판은 여전히 남는다. 주 법원에서 기소된 사건은 대통령이 아닌 주지사에게 사면권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지아의 경우 주지사가 아닌 사면위원회의 결정을 받아야 한다. AJC는 이에 대해 “트럼프가 2025년에 재판을 받든, 2029년에 재판을 받든 조지아 사건만 남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풀턴 수피리어 법원에서 계류된 재판은 피고인 측이 윌리스 검사장과 특별검사 간 부적절한 사적 관계를 이유로 윌리스 검사장을 배제해달라는 항소를 제기했기 때문에 중단된 상태다.
트럼프 사건과 가장 관련도가 높은 선례는 1973년 닉슨 대통령과 2000년 클린턴 대통령 사례에 관한 연방 법무부(DOJ)의 정책 메모다. 당시 법무부는 대통령 직무에 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 재임 중에는 형사 사건으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 메모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연방 검찰에 대한 지침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률 전문가들은 이 메모가 트럼프의 조지아 재판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직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면, 이미 기소된 건도 마찬가지다,’ ‘법무부 메모는 연방 기소건에만 해당되며, 윌리스 검사장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등의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윤지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