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의 강력범죄 양상이 달라졌다. 일면식 없는 행인을 향한 충동적 범죄보다 가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가정폭력이 늘고 있다.
애틀랜타 경찰(APD)의 지난달 기자회견 발표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가정에서 벌어진 살인 범죄는 총 12건이다. 전체 살인 사건 62건의 19.4%가 가정폭력에 의한 셈이다. 직간접적으로 전체 살인의 30%가 가정폭력과 연관이 있다. 지난해 1년간 발생한 가정 내 살인 사건이 2건(전체 살인사건의 4.7%)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대략 6배 증가한 것이다.
다린 쉬어바움 애틀랜타시 경찰청장은 “올해 살인 동기 유형이 바뀌면서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망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전했다. 올해 가정폭력 사건은 총 674건 보고됐는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76건 증가한 수치다. 애틀랜타 강력 범죄가 2022년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시 당국은 총기를 보유한 가정의 살인 사건 발생 가능성이 약 5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총기 소유자가 늘어난 것을 가정폭력의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안드레 디킨스 시장은 “한 집에서 동거하거나 교제하는 사이에서 총기 폭력이 가장 빈번했으며 삼촌과 조카 등 친인척 간에서도 총격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시는 가정폭력이 새로운 강력범죄 유형으로 대두함에 따라 이달 들어 가정폭력 근절 캠페인 ‘ATL Says No More’을 시작했다. 안드레 디킨스 시장은 “가정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피해자가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가족상담센터 및 긴급 주거지원 등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틀랜타 경찰 폭력범죄 전담부서는 “회사 또는 교회에서 구성원을 대상으로 가정폭력 예방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며 “혐오 발언 등 미세한 공격 징후를 알아차리고 경고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