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환경단체 반발 불구 공장 가동에 속도
카운티측 “용수 지원 대가 15년간 3000만불”
조지아주 환경보호국(EPD)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HMGMA) 공장 급수전 개발안을 지역 정부가 통과시킨 지 8일만에 임시 허가를 내줬다. 수자원 오염과 고갈을 우려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 세 달밖에 남지 않은 공장 가동 일정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8일 EPD는 메타플랜트가 위치한 브라이언 카운티와 인근 블록 카운티에서 공업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4곳의 급수전을 개발, 지하수를 사용하는 계획에 1차 승인을 내렸다. 환경국은 “블록,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312만 5000갤런, 300만 5000갤런을 각각 시추, 일일 평균 총 662만 5000갤런이 메타플랜트 및 관련 시설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자원 보전을 위해 현재 취수 제한을 받는 브라이언 카운티의 지하수 사용량이 하루 최대 160만 갤런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양이다. 초안은 내달 20일까지 제출된 의견서를 검토해 최종 확정된다.
EPD는 시추 계획과 더불어 수자원 오염 우려에 대한 공식 답변도 내놨다. 최근 소송을 경고하고 나선 환경단체 ‘오지치 리버키퍼’(ORK)가 제기한 법적 쟁점은 관계 당국이 환경영향평가를 의도적으로 부실히 수행해 연방 수질오염방지법(Clean Water Act)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EPD는 이에 대해 “해당 연방법은 하천, 습지 등 지표수 보전을 위한 것”이라며 “신규 급수전은 지하수를 끌어다 쓰는 방식으로, 지표수에 영향을 주지 않아 조지아 주법만 준수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또 지하수를 과도하게 뽑아 올림으로써 사바나 해수 염분이 지하수를 품은 지층(대수층)으로 침투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그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기까지 10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지하수 취수 협약의 유효기간은 25년이며, 이후에는 지하수 보존을 위해 댐이나 광역상수도 등을 개발해 지표수를 사용해야 한다.
지역주민 페이스북 그룹에 등장한 블록 카운티 문장과 태극기를 합성한 사진. 카운티 정부가 한국 기업의 이익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페이스북 그룹 ‘이것은 물에 대한 것이다'(It’s about WATER!!!) 캡처]
지역 주민은 EPD와 카운티 정부가 개발사업 이익에 몰두해 환경영향을 무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블록·브라이언 카운티 경계선 반경 5마일 이내 거주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당국 발표에도 범위가 너무 좁게 설정됐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에 지하수 시추 계획을 다시금 주민투표에 부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가 공업용수의 최소 50%를 하수 또는 폐수를 활용한 재이용수로 채울 것을 요구하는 제안도 EPD에 공식 접수됐다.
하지만 10월 공장 가동을 앞두고 지하수 개발안이 철회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토마스 M. 카우치 블록 카운티 매니저는 8일 본지 질의에 서면 답변을 통해 “블록 카운티는 용수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향후 15년간 3000만 달러 이상의 보상을 받는다”며 “급수전 개발이 백지화되면 상당한 재정수익이 사라질 뿐만 아니라 연방 정부 및 주정부와의 신뢰관계가 손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카우치 매니저에 따르면 블록 카운티를 비롯한 브라이언-에핑햄-채텀 4개 카운티는 현대차 공장 건설과 관련해 지역 인프라를 지원해주는 명목으로 상당한 연방 자금을 지원받았다. 카운티 측은 용수 지원을 거부하면 보복성으로 조지아 서던대학, 오지치 기술대학 등 지역 대학에 대한 주정부 지원금이 중단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블록 카운티 정부는 지난달 27일 브라이언 카운티와 수자원 공급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는 “브라이언 카운티의 지하수 취수 조치는 20여년 전부터 시행됐다. 메타플랜트 공장 건립이 발표됐을 때 이미 블록 카운티에서 용수를 대신 지원하는 것이 기정사실이었다”며 “특별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EPD의 최종 허가에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